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은 탐라 천년의 역사를 다각도로 재조명하는 특별전 ‘섬나라 탐라, 잃어버린 천년을 깨우다’를 7월 18일부터 11월 26일까지 개최한다.

소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과거 1000년간 독립적인 국가로 맥을 이어온 탐라의 자취를 되살리고자 마련됐다.

탐라는 3세기부터 12세기 초까지 제주도에 존재했던 고유의 독자성을 지닌 고대 독립 국가다. ‘섬나라’란 의미를 지닌 탐라는 고립된 섬에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바다를 무대로 주변국들과의 문물 교역 및 사절 외교를 펼쳤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 해양 독립국 탐라에 대해 민속, 역사, 고고, 지리학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재조명할 예정이다.

전시는 총 7부로 구성되며, 탐라를 다룬 제주도 굿의 본풀이를 시작으로 각종 역사서 및 고지도, 문집, 사진, 엽서자료 등에 기록된 탐라의 여러 면모를 만나볼 수 있다.

1부 ‘탐라의 건국을 노래하다’에는 제주도 굿의 본풀이와 이후 문자 형태로 각종 역사서에 기록된 탐라 건국 이야기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제주 심방의 입을 통해 구술된 당신(堂神) 본풀이가 탐라건국신화의 원형임을 살펴볼 수 있다.

2부 ‘탐라도성, 북두칠성을 본떠 설계하다’에서는 탐라를 건국한 삼신인(三神人)이 우주를 의미하는 원형의 탐라도성(耽羅都城) 내 북두칠성 형태로 칠성도(대)(七星圖[臺])를 세우는 등 전통 우주관을 땅 위에 구현한 것을 영상과 고지도로 확인할 수 있다.

3부 ‘탐라, 역사서에 기록되다’는 문헌에 따라 주호, 섭라, 탐모라, 탐라, 탁라 등 다양하게 기록된 탐라의 호칭에 대해 살펴본다. 탐라국 지배층의 무덤인 3세기 ‘용담동 철제부장묘’의 발굴 출토 양상을 통해 고대 탐라의 초기 면모를 들여다본다.

4부 ‘탐라, 바다 건너 나라들과 관계를 맺다’에서는 5~10세기경 바다를 매개로 주변국들과 활발한 대외 교류를 통해 독립국으로 기반을 다져나간, 작지만 강한 탐라국의 모습을 특별 제작 영상을 통해 만나본다.

5부 ‘탐라 고려로부터 독립을 열망하다’에서는 고려의 탐라 통치 이후, 고려 중앙권력과 탐라민 간의 갈등을 ‘광양왕신의 호종단 척결 전설’을 통해 밝힌다. 또한 잃어버린 탐라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탐라사람들의 항쟁 움직임을 재조명한다.

6부 ‘탐라 고지도에 그려지다’는 조선후기 각종 고지도에 표기된 탐라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제주’가 아닌, ‘탐라’라 호칭한 지도와 함께 지도 내 모흥혈, 삼사석, 칠성도 등 탐라 관련 유적을 그린 지도 등이 전시한다.

7부 ‘탐라의 자취, 회자되다’에서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탐라를 주제로 읊은 여러 시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일선동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성혈 관련 유적 등을 엽서와 사진으로 담아낸 아픈 역사를 들여다본다.

박찬식 관장은 “이번 전시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처음으로 탐라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인 만큼 매우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잃어버린, 잊어버린 탐라 천년의 역사와 기억을 일깨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