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남북소통아카데미] 제주상의 청년부회 동참한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

 

남과 북의 평화적인 소통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남쪽 끝 제주에서 진행되는 '2023년 남북소통공감 아카데미 네번째 현장 강연. 제주 지역사회의 젊은 상공인들에겐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통일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 콘서트-통일 톡투유'가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제주상공회의소 청년부회(회장 고은필)와 함께한 이날 강연은 경기평화교육센터 이성주 교육국장과 황희선 교육의원이 나섰다. 강연은 강사들이 직접 답을 주는 방식이 아닌, 참가자들이 생각을 공유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의 과정에서 제시된 '통일은 나에게 OO이다', '통일은 언제쯤 될까?', '통일 후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풀어내는 식이다.

'나에게 통일이란?'으로 던져진 질문에 참가자들은 △새로운 기회 △물음표 △돈낭비 △신기루 △여행 △사업의 연장 등의 답변을 꺼냈다. 

'돈낭비'라고 답한 한 참가자는 "자원이란 한정적이기 마련이고, 황무지에다가 투입돼야 하는 것이 너무 많을 것 같다. 화폐를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부터 시작해 산업구조도 우리나라와 워낙 다르다보니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사업의 연장'이라 답한 참가자는 "직접적인 분단의 아픔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통일이 된다면 사업이 더 연장될 수도 있지 않겠나. 중국이나 러시아로 뻗을 수 있는 기찻길이나 수출의 폭도 더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br>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

'통일은 된다면 언제쯤?'이라는 두번째 질문에는 △50년 후 △김정은 사후 △10년 이내 △빠를 수록 좋다 △손주보기 전날 등의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빠를수록 좋다'고 답한 참가자는 "어차피 통일이 될 것이라면 우리 세대에서 어려운 일들을 빨리 처리하고 후대에는 조금 더 편안하게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손주보기 전날'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답변을 한 참가자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군대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생각이 너무 큰데, 대한민국 남아로서 군대는 한번 갔다오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아들은 군대를 보내고, 손주 보기 전에 통일이 되면 손주는 안보내도 되지 않겠나"라는 유쾌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성주 국장은 "'통일이 언제쯤 될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지금 통일을 하고 있다'고 답한다. 통일은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과정이, 속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우리 머릿속의 통일은 대통령 1명, 나라 1개가 되는 것으로, 이를 사회과학 용어로는 '법적 통일'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 법적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단계, '사실상 통일'의 단계를 거치게 되면 보다 천천히 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피력했다.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br>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

그는 "유럽연합과 같은 '연합제', 유나이티드 킹덤으로 불리는 영국과 같은 '연방제'와 같이 여러 국가, 여러 체계가 공존하는 모델이 있다. 당장 통일을 논하더라도 북한은 누가 뭐라해도 사회주의로 가지 않겠나. 완벽히 하나가 되는 것은 천천히 하고, 우선 교류를 하자는 것이 통일의 방안"이라고 했다.

특히 통일 후 지불할 것으로 우려되는 이른바 '통일비용'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이 국장은 "동독과 서독의 경우 통일 이후 동독에 들어간 통일비용을 갚는데 20년이 걸렸지만, 남북은 상황이 다르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북한의 지하자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해외의 언론이나 경제단체에서 제시한 보고서를 보면 북한에는 10조 달러 가치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다. 어느정도 과장됐을 수 있고, 채굴 비용이나 품의도 들겠지만, 동독에는 없던 엄청난 자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통일비용을 무조건적으로 겁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통일비용을 이야기할 때 분단비용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분단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코리안 디스카운트'는 이미 유명한 사례고, 분단비용만 줄인다면 외국에 빌린 부채 24조원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남과북이 얼마든지 교류할 수 있다는 전례는 차고 넘친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례로 볼 수 있었다"며 "북한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하나 더 알아가다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겠나 하는게 강의의 취지"라고 밝혔다.

고은필 제주상의 청년회장은 "제주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각 주체들이 모인 자리인만큼 남북 관계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다 나아가 경제적 측면에서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추후 참가자들끼리 따로 모여 추가적으로 논의할 내용들을 심도있게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br>
19일 오후 6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평화공감 토크콘서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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