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제ㅔ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홍보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3일 오전 제ㅔ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홍보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멈춰섰던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4년만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조직위원회는 3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해군기지의 철수와 도민결정권을 묵살하고 있는 제2공항 강행을 막아내기 위한 평화의 길을 걷는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갈등으로 촉발된 생명평화대행진은 2012년부터 8차례에 걸쳐 매해 진행되던 중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다. 도보 순례 등의 행사로 대체됐다가 다시 재개된 것은 4년만이다.

올해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다시 평화야, 고치글라!'라는 슬로건으로 8월 23일부터 26일까지 3박4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강정마을 해군기지에서 출발해 첫날 표선면을 거쳐 성산읍에 다다르고, 구좌읍·조천읍을 경유해 마지막날 제주시청 광장에서 평화문화제를 마련하는 일정이다.

이들 단체는 "구럼비의 자취가 사라져 버린 강정에서, 공동체를 파괴하며 공군기지를 만들겠다는 권력의 은밀한 욕망이 스미는 성산에서, 난개발로 환경파괴로 신음하는 제주 곳곳에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기원하고, 파괴가 아닌 생명과 생태를 염원하는 발걸음을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해군기지는 여전히 제주의 평화를 워협하고 있다. 국가는 해군기지를 민군복합항으로 포장하며, 반대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과 인권침해를 가했지만 크루즈선은 보이지 않고 수시로 핵잠수함과 군함이 드나들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게 지금 해군기지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또 "제2공항 또한 해군기지와 다를 바 없이 폭력적으로 강행되고 있다"며 "지난 8년 동안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강행 추진에 반대하며 많은 도민들이 스스로 합리적 대안들을 모색해 왔지만, 이를 존중하겠다던 국토부는 약속을 뒤집고 도민 결정을 묵살했다"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수많은 난개발에 신음하는 제주 곳곳의 생명들과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과 함께, 환경과 생태의 가치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지기고자 하는 모두와 함께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 굵은 땀방울로 평화와 생명을 되새기며 이 길을 걷는다"며 "우리는 이것이 생명과 평화의 외침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2023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제주군사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강정평화네트워크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참가 신청과 문의는 제주환경운동연합(064-759-2162),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02-338-0426)로 전화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https://bit.ly/2023대행진참가신청)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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