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남벽 296㎜ 폭우에 고산 초속 25.9m 강풍
이틀간 나무 쓰러짐 등 피해 신고 26건 잇따라
항공기 10일 오후 차츰 재개...배편 여전히 통제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이 휩쓸고 간 제주에서는 이틀간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고 각종 피해 신고가 잇따랐지만 다행히 인명사고 등 큰 피해는 없었다.

태풍 ‘카눈’은 10일 새벽 2~3시 사이 제주 동쪽 해상을 통과하며 동부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렸다.

9일부터 10일 오후 1시까지 주요지점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남벽 286㎜ △성산수산 145.5㎜ △송당 136.5㎜ △제주가시리 65㎜ △대흘 18.5㎜로, 서부에 비해 동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주요지점 최대 순간풍속은 △고산 초속 25.9m △사제비 초속 24m △우도 초속 21.5m △새별오름 초속 20m △제주가시리 19.5m로 관측됐다.

태풍 ‘카눈’은 10일 정오 기준 중심기압 980㍱, 최대풍속 초속 29m, 강도 ‘중’으로 시속 38㎞의 속도로 대구 남쪽 약 20㎞을 북진하고 있다.

태풍 ‘카눈’은 세력을 다소 완화한 뒤 10일 오후 6시 충주 남남서쪽 약 10㎞ 육상, 자정 서울 북쪽 약 40㎞ 육상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제주 전역에 내려진 태풍경보는 10일 오후 3시를 기해 모두 해제된다. 다만 산지와 북부중산간, 남부중산간에 내려진 태풍경보는 강풍주의보로, 제주도남쪽바깥먼바다, 남서쪽안쪽먼바다, 남동쪽안쪽먼바다의 태풍경보는 풍랑경보로 변경된다.

다만 이날까지 제주에는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제주도해상과 남해서부서쪽먼바다에는 바람이 초속 9~2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5m로 매우 높게 일겠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이틀간 피해 신고 26건 접수...인명피해 없어

일찍부터 태풍 ‘카눈’ 대응에 행정, 소방, 경찰, 해경의 가용 자원이 총동원돼 통제와 선제적 대피가 이뤄진 덕분에 제주는 큰 피해 없이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카눈으로 인한 피해는 오인 신고를 포함해 총 26건 접수됐다.

지난 9일 밤 10시 12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의 한 건물에서는 옥외 전자식 계량기 케이블 전선에 불이 붙어 소방대원 18명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행히 불은 인명피해 없이 자연 소화됐으며, 현장조사에 나선 소방당국은 케이블 전선에서만 탄화 흔적이 발견된 점으로 볼 때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했다.

비슷한 시각인 밤 10시 20분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에서는 간판 안전조치가 이뤄졌으며, 밤 11시 14분 서귀포시 하예동에서는 전선에서 스파크가 일어 조치가 취해졌다.

이보다 앞선 오후 7시17분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치 됐고, 오후 7시40분쯤 제주시 이호동에서 지붕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이 출동, 해결했다.

이 밖에도 건물 유리 깨짐, 가림막 찢어짐, 안테나 파손, 건물철거 현장, 지붕 흔들림, 간판 떨어짐 등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다행히 인명사고를 동반한 큰 피해는 없었다.

#10일 오후부터 항공기 운항 차츰 재개...뱃길은 여전히 전면 통제

이틀째 끊겼던 항공기 운항도 차츰 재개되는 가운데, 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배편은 전면 결항됐다.

1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국내선 36편(출발 10편·도착 26편)이 제주를 오갔다.

다만 다른 지역 공항들이 카눈 영향권에 들면서 이날 오후까지 무더기 결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사전 비운항 204편을 포함해 국내선 221편(출발 121편·도착 100편), 국제선 9편(출발 4편·도착 5편) 등 총 226편이 결항됐다.

이날 제주공항에서 뜨고 내릴 예정인 항공편은 임시 증편을 포함해 국내선 481편(출발 251편·도착 230편), 국제선 34편(출발 16편·도착 18편) 등 총 515편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제주를 기점으로 하는 8개 항로 10척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서귀포시 대정읍 산이수동에서 마라도를 오라는 여객선과 모슬포에서 가파도,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 등 제주 본섬과 부속섬을 잇는 2개 항로 5척도 운항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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