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간 제주 머무른 ‘하멜 표류기’ 주인공...용연 등 2km 구간 지정

제주시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와 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는 12일(토) 용담공원에서 ‘용담1동 하멜길’ 개막식을 가졌다. / 이하 사진=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
제주시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와 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는 12일(토) 용담공원에서 ‘용담1동 하멜길’ 개막식을 가졌다. / 이하 사진=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

17세기 제주를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Hendrick Hamel, 이하 하멜)을 소재로 한 ‘하멜길’이 제주시 용담1동에 들어섰다.

제주시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와 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는 12일(토) 용담공원에서 ‘용담1동 하멜길’ 개막식을 가졌다. 

하멜은 1653년 동인도연합회사 소속 회계원으로 스페르베르호에 올라탔다.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중 태풍을 만나 일행 36명과 함께 제주도에 표류한다. 제주에서 10개월 가량 머물면서 서울, 강진, 여수를 거쳐 표류 13년 만인 1666년 동료 7명과 함께 일본으로 탈출한다. 하멜은 조선에 억류돼 있던 13년 간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보고서를 작성해 동인도연합회사에 제출했다. 그 보고서가 바로 하멜 표류기로 전해진다.

하멜은 약 10개월 동안 서문에 있는 광해군 적거터에 머물렀다. 그 동안 제주성 인근에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용담 부러리길을 통해 제주성으로 입성했고, 용연을 비롯한 일대에서 그를 위한 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제주향교 담벼락 너머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를 엿들었고, 동한두기 포구에서 배를 타고 탈출하려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는 이런 역사의 기록을 용담1동에 맞게 스토리텔링화 했다. 하멜길은 ▲제주읍성 서문 ▲배고픈 다리 ▲선반내 ▲동한두기 ▲용연 ▲부러리길 등을 둘러보는 총 2km 구간으로 정했다. 생전 하멜이 제주에서 다녔던 장소를 연결한 셈이다. 여기에 하멜이 제주에서 자주 맛봤을 음식으로 보리개역, 쉰다리 등을 덧붙였다.

하멜길 조성 작업은 용담1동 주민협의체 역사문화예술분과(이하 문화분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문화분과는 12일~13일 제주에서 열린 ‘제2회 하멜 국제학술세미나’에도 참석해 하멜길을 알렸다.

문화분과는 “하멜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고 대내외적으로 널리 홍보해 용담1동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며 “앞으로 하멜 기념사업회와 공조하는 한편, 네덜란드 호르콤시와 국제적 교류도 추진해 지역 축제나 기념비 건립 등 후속 계획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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