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호텔 “전기 끊기면 용천수 펌프 멈춰 침수, 지반침하 우려”
한전 “요금납부 안내 현장 방문만 5차례, 단전 대비 사전조치 안내도”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투숙객이 머물고 있는 제주지역의 한 호텔에서 전기요금을 제때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3개월 넘게 전기료가 미납되자 한국전력이 단전 조치한 것입니다.

해당 호텔을 운영하는 A씨는 14일 오후 [제주의소리]에 단전에 따른 위험성을 설명하며 한전 측의 자비없는 조치에 대해 토로했습니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제주지역 관광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전기요금을 조금씩 미납할 수밖에 없었던 불경기 사정을 고려치 않은, 배려없는 공기업에 대한 하소연이었습니다.

또 해당 호텔 지하에서 용천수가 뿜어져 나와 전기모터 펌프를 가동, 물을 빼줘야 하는데 단전 조치가 이뤄지면서 침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했습니다.

지역 특성상 지반이 약해 지하 공간이 침수되면 건물이 침하될 우려가 있고 지하 1층 고압 전력기가 있어 위험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비상발전기가 있어 당장은 괜찮지만, 3~4시간 이후로는 비상발전기도 돌릴 수 없어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씨는 “호텔 안전상 위험하니 단전을 조금만 미뤄주면 기한을 정해 미납 요금을 모두 해결하겠다고 해도 짤없었다”며 “사정사정해도 그쪽 사정이니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금을 아예 안 낸 것도 아니고 조금씩은 내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힘드니 조금만 봐달라는 요청을 받아주지 않아 아쉽다”며 “무엇보다 안전상의 문제가 가장 큰데 이런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관련해 한전 측은 “단전 이전부터 미납요금 납부 안내를 수차례 했다. 현장 방문만 해도 5회가 넘고 문서와 전화로도 수차례 안내했다”며 “그럼에도 납부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단전이 진행됐으며, 단전 이전에 대비하라는 사전 안내도 한 바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예도 여러 차례 이뤄졌던 부분이라 언제까지 유예할 수는 없다”며 “미납 3개월만에 바로 끊은 것도 아니고 여러 차례 단전 유예도 있었던 만큼 이번 조치는 불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한전의 입장도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지만, 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경기 침체 늪에 빠진 숙박업계의 딱한 사정에 국가 공기업으로서 조금은 더 배려할 수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이 드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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