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17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4.3 희생자 유족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3 희생자 추정 유해를 기리는 운구 제례를 거행했다.

70여 년 전 잃어버린 ‘삼밧구석’ 마을 터에서 발굴된 4.3 희생자 추정 유해를 기리는 운구 제례가 거행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17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4.3 희생자 유족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3 희생자 추정 유해를 기리는 운구 제례를 거행해 이들의 넋을 기렸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 2구는 7~10세 전후의 어린이로, 모두 머리뼈 부분을 중심으로 남아있어 보다 면밀한 감식이 필요한 상태다.

유해 2구와 함께 숟가락 2점도 발견됐는데, 유해발굴팀은 유해와 유류품이 재매장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영화 '지슬' 속 장면. 군인들이 동광리 마을에 들어와 집을 불태우고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자 주민들은 마을 인근의 큰넓궤 동굴 속으로 들어가 40~50일가량 숨어 지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영화 '지슬' 속 장면. 군인들이 동광리 마을에 들어와 집을 불태우고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자 주민들은 마을 인근의 큰넓궤 동굴 속으로 들어가 40~50일가량 숨어 지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는 75년 전만 하더라도 ‘삼밧구석’과 ‘무등이왓’, ‘조수궤’, ‘간장’ 등 4개의 마을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유해가 발굴된 삼밧구석은 삼을 재배하던 마을이라는 뜻으로 4.3 당시 46호의 가구가 모인 임씨 집성촌으로 알려졌다.

1948년  10월17일 ‘해안선에서 5km 떨어진 중산간 지역을 적성지역으로 간주해 통행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사살하겠다’는 포고령이 떨어지면서 이 조그만 마을에서도 집단학살이 벌어졌다.

짧은 생을 마감한 이들의 유해는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70여 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이들의 이름과 가족을 되찾는 일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발굴된 유해의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희생자들이 이름을 찾고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유해 발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4.3희생자 유해발굴 및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감식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413구의 유해가 발굴됐고 이 중 141명의 신원이 확인돼 유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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