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80) load, lead

load [loud] n. (무거운) 짐
lead [liːd] v. 이끌다

나 등에 짐이 엇어시믄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어찌 보면(In some way), 삶 자체가 짐이다. / 사진=픽사베이

load와 lead는 모두 인도유럽어족 어근(root) leit- “앞으로 나아가다(=to go forth)”에서 유래한다. 전자에서 파생된(derived from) 낱말로는 loaded “(짐을) 실은”, unload “짐을 내리다”, upload “업로드하다” 등이 있으며, 후자에서 파생된 낱말로는 leader “지도자”, leadership “리더십” 등이 있다. 

load가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챙기거나 꾸려놓은 물건”이나 “책임지고 완수해야 할 무겁고 힘든 일(heavy and hard work)”을 뜻한다면, lead는 그런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이 일행을 이끌고 나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암시(imply)한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If I didn’t have a load on my back) 
나는 세상을 바로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 때문에 늘 조심하면서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Now I see) 내 등의 짐은 나를 바르게 살도록 한 귀한 선물(precious gift)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사랑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weight)로 남의 고통(sufferings of others)을 느꼈고 
이를 통해 사랑과 용서(love and forgiveness)도 알았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아직도 미숙하게 살고 있을 것입니다.
내 등에 있는 짐의 무게가 내 삶의 무게가 되어 그것을 감당하게(manage) 하였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를 성숙시킨(have matured)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내 등에 짐이 없었다면 
나는 겸손(modesty)과 소박함(simplicity)의 기쁨을 몰랐을 것입니다.
내 등의 짐 때문에 나는 늘 나를 낮추고 소박하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보니 내 등의 짐은 나에게 기쁨을 전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물살이 센 냇물(fast-flowing stream)을 건널 때는 등에 짐이 있어야 물에 휩쓸리지 않고, 화물차가 언덕을 오를 때는 짐을 실어야 헛바퀴(just spinning wheels)가 돌지 않듯이 내 등의 짐이 나를 불의와 안일(injustice ans complacency)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게 했으며, 삶의 고개 하나하나를 잘 넘게 하였습니다.

내 나라의 짐, 가족의 짐, 직장의 짐, 이웃과의 짐, 가난의 짐, 몸이 아픈 짐, 슬픈 이별의 짐들이 내 삶을 감당하는 힘이 되어 오늘도 최선의 삶을 살게 합니다(make the most of my life).
- 글쓴이 미상

사실 우리는 누구나 짐을 지고 살아간다. 나이 드신 아버지의 짐도 있지만 철없는 막내(the immature youngest)가 느끼는 짐도 있고, 통치자(government ruler)의 짐도 있지만 일선 공무원(front-line official)이 현장에서(on the spot) 느끼는 짐도 있다. 흔히들 짐이나 책임의 경중(relative importance)을 따지기도 하지만, 그 짐을 통해서 고통을 느끼고(feel pain), 보람을 느끼고(feel rewarded), 철이 들어가는 것이다(grow up). 

어찌 보면(In some way), 삶 자체가 짐이다. 자기가 지고 있는 짐을 불평하는(complaining) 사람이 있고, 자기가 지고 있는 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taking for granted) 사람이 있을 뿐이다. 오늘 우리는 저마다의 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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