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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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갤러리 ‘공간 누보’를 운영하는 송정희 대표가 책 ‘매혹하는 미술관’(아트북스)을 발표했다. 

이 책은 국내외 여성 예술가 12명의 삶과 예술을 소개한다. ▲조지아 오키프 ▲마리 로랑생 ▲천경자 ▲수잔 발라동 ▲키키 드 몽파르나스 ▲카미유 클로델 ▲판위량 ▲마리기유민 브누아 ▲프리다 칼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케테 콜비츠 ▲루이스 부르주아 등을 다룬다.

출판사는 “예술가 12명은 가족과 얽힌 폭력과 트라우마, 강렬한 사랑이 불러온 깊은 상처, 비극적인 사고, 사회적 장벽 등을 마주해야 했던 인물들”이라며 “이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로써 말했고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새겼다. 굴곡진 인생사가 아니더라도 생명력 넘치고 혁신적인 이들의 작품은 그 자체로 우리의 시선을 오래 붙잡는다. 그들이 보여준 아름다움과 기이함, 고통과 환희를 저자가 안내한다”고 소개했다.

책은 총 네 장으로 구성돼 있다. ‘아름다움, 그 너머’는 화려한 그림 뒤에 아픔과 고독을 숨긴 작가들을 다룬다. ‘뮤즈에서 예술가로’는 남성 예술가들의 모델 혹은 조수에서 예술가가 된 뚝심 있고 용감한 여성들을 만난다.

‘몸을 통해, 몸을 위해’에서는 자유와 억압, 자기와 타자, 사적이면서 공적인 공간이 교차하는 ‘몸’에 대한 사유를 작품으로 풀어낸 미술가를 소개한다. ‘회복과 치유의 약속’은 고통으로 출발해 회복과 치유를 종착지로 삼는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를 만난다. 

“‘사랑하게 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의 문장가 유한준이 남긴 말을 되짚어본다. 내가 미술에 매혹되어 재미와 기쁨을 느끼는 과정도 이와 같아서다. … 미술은 탐구의 대상이다. 어쩌면 아무리 탐색해도 영원히 가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일지도 모른다. 미술은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언제든 다시 새롭게 태어날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 5쪽

“천경자에게 ‘꽃’과 ‘한’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니었다. 그녀가 가고 싶은 길이 ‘꽃길’이라면, 가야 하는 길은 ‘한의 길’이었다. ‘한’과 ‘꽃’, 이 두 갈림길은 평행선으로 마주하다가 이내 서로의 끝이 운명처럼 맞닿았다. 결국 포개져 한 몸이 되었다.” - 77쪽

출판사는 “이 책은 힘든 순간마다 저자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운 예술가 열두 명과 그들의 삶과 작품에 자신을 반추하며 앞으로 나아간 저자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책 속 예술가들이 모두 여성인 까닭은 같은 여성으로서 비슷한 시련을 겪었고, 기존의 관습을 깨뜨리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 삶의 궤적에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강조했다.

송정희
송정희

저자는 연세대학교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고, 서던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교육학을 공부한 후 고려대학교 국제어학원과 제주대학교 등에서 영어를 가르쳐왔다. 2009년부터 10년 동안 제주도에서 영자 신문 '제주위클리'의 발행인으로 일했으며, 현재 (사)제주국제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돌문화공원 내 갤러리 ‘공간누보’를 운영 중이다.

제주 출신 화가 변시지의 그림에 반해 그의 작품집을 발간하고 전시를 기획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시-미술 강의를 꾸준히 기획·진행하고 있다. 최근 제주돌문화공원과 공동 주관한 기획전 ‘백남준과 제주, 굿판에서 만나다’(2023)를 총괄했다.

312쪽, 아트북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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