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방울꽃(Strobilanthes oliganthus Miq.) -쥐꼬리망초과-

더위가 가고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8월 23일)가 지났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더위는 물러가지 않고 여름을 붙잡아 놓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주에 등장하면 더위가 조금씩 가신다는 쥐꼬리망초과의 방울꽃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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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망초과 방울꽃은 잎겨드랑이나 줄기 끝에서 꽃이 피어나면, 시간을 두고 다른 하나가 피어나는 식으로 한 쌍씩 적은 숫자의 꽃이 달립니다. 종소명 ‘oliganthus’도 ‘작은 숫자의’ 라는 뜻이 있다고 하니 종소명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꽃의 모양이 종을 닮아 방울꽃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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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오름 자락에서 군락을 이룬 방울꽃을 만났습니다. 보라색의 꽃들이 피어 여름이 곧 지나간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합니다.

이 방울꽃은 주로 습한 나무 그늘 밑에서 많이 자라고, 조금만 건드려도 꽃잎을 떨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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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보라색 꽃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간혹 흰색의 방울꽃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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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4개가 있는데, 2개는 길고 2개는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마치 종소리를 들려주려고 하는 듯, 방울꽃이 곱게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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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울꽃을 담을 때면 으레 방울꽃 동요가 생각납니다. 동요에서 나오는 방울꽃은 은방울꽃을 모델로 삼아 작사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 속에
쪼로롱 방울꽃이 혼자 폈어요.
산새들 몰래 몰래 꺽어 갈래도
쪼로롱 소리날까 그냥 둡니다.

은방울꽃.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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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울꽃의 꽃말은 모자람이 없이 마음에 흡족하다는 ‘만족’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욕심을 부리고 만족하지 못하는 불평을 방울꽃이 알고 있는 것일까요? 현재 상태에 감사하는 마음를 가지라고 방울꽃이 전하는 교훈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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