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 외국인 환자 공개
24만명 중 78% 수도권 의료기관 이용

제주도가 헬스케어타운을 내세워 의료관광 선점을 추진했지만 정작 외국인 환자 10명 중 8명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개한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환자 24만8110명 중 78.2%가 수도권 의료기관을 이용했다.

외국인 환자는 국내 의료기술 발달과 성형 및 미용 분야 특화 등에 힘입어 해마다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역대 가장 많은 49만7464명의 유치 기록을 세웠다.

제주는 글로벌 의료관광시장 선점을 위해 2008년부터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대에 대규모 개발사업인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을 추진했다.

이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따른 핵심 프로젝트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시행자 자격으로 사업을 주도했다. 2011년부터는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녹지그룹은 민자 사업의 절반인 38만㎡ 부지에 투자를 약속했다. 실제 2012년부터 2798억원을 투입해 1단계 사업으로 400실 콘도미니엄과 228실 힐링타운을 준공했다.

이후 2단계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7년 6월 자금난을 이유로 공정률 56%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녹지국제병원은 개원조차 하지 못하고 윌리스몰과 힐링가든 사업도 중단된 상태다.

녹지그룹은 사업 기간을 2024년까지 연장하는 조건으로 추가 사업비 2000억원 투입을 약속했지만 이마저 자금난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에 지난해 도내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은 4117명으로 수도권 20만명의 2% 수준에 그쳤다. 전국 대비 유치 비율도 대구(5.6%)와 부산(4.7%), 대전(1.8%)에도 모두 밀린 1.7%다.

헬스케어타운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유치사업자(에이전시)를 통한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도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유치환자는 117명으로 전국의 0.3% 수준에 불과했다.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자 등록을 하면 합법적으로 의료기관에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행위를 할 수 있다.

지난해 유치사업자가 유치한 외국인 환자는 4만3620명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이중 수도권이 89.4%를 쓸어갔다. 그 중에서도 서울이 전체의 80.5%로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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