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화작가 고운진은 수상록(隨想錄) ‘아버지로 산다는 것’(한그루)을 최근 펴냈다.

이 책은 30여년 간 아동문학 창작의 길을 걸어온 작가의 첫 번째 수상록이다.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소개한 글을 다듬어 실었다. 

출판사는 책 소개에서 “50여 편의 글 속에는 저자가 바라본 세상의 불편한 진실, 변하는 세태에 대한 소회,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얻게 된 깨달음과 잊지 말아야 할 덕목, 지혜 등이 담겨 있다”면서 “동심을 그리는 동화작가가 바라본 세상은 아이들의 마음처럼 깨끗하고 맑지만은 않지만, 고개 돌리지 않고 하나하나 곱씹고 있다. 그 노력이 아이들이 맞이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소개한다.

시골 마을 느티나무 같은 크나큰 이름이지만 돌아가신 후에야 그 존재를 실감하게 된다는 아버지, 평생 무게를 견디다가 구부러진 못이 되어버린 아버지, 힘들고 슬픈 일을 참아내느라 속울음이 땀이 되어버린 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이 시대 아버지들이 가족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아버지라는 이름이 안타깝고 측은하기 그지없다. - 122쪽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에 몰입해 있는 아이들. 여럿이 뭉쳐 있어도 다 각자 놀고 있을 뿐 아이들이 함께하는 놀이는 없다. 또래 놀이나 또래문화가 실종되었다. 그래서 더욱 뉴노멀이 두려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래와 어울릴 만한 문화를 장려하여야 한다고 하지만 뉴노멀 시대에 어떤 구체적인 대안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제 세상에 갇혀있는 저들의 마음을 조금만이라도 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185쪽

저자는 1954년 제주시 오등동 출생으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을 공부했다. 40년간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정년퇴임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3년 단편 동화 ‘흰 눈이 된 토끼’로 제주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이후 1994년 계간 ‘우리문학’과 1996년 ‘한국아동문학연구’에 작품을 발표하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1997년 창작동화집 ‘설이가 본 세상’을 비롯해 여러 권의 동화집을 펴냈다.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이사, 제주문인협회 제주예술인총연합회 선거관리위원장 및 감사, 제주문인협회 회장, 제주아동문학협회 회장, 대한민국독서대전 추진위원, 제주문학관 건립 추진위원, 제주 문학의 집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84쪽, 한그루,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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