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는 4.3영화제가 지난 6월 개막한 가운데, 4.3 영상 기록물을 서울의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4.3영화제 서울 특별 상영회가 9월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동교동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고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4.3영화제 서울 상영회는 4.3 영상 기록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영상 콘텐츠들을 서울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하고 소중한 기회다. 4.3 진상 규명 과정에서 시초로 평가받는 영상 다큐멘터리부터, 일본군 위안부를 포함한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해외 작품 등을 서울에서 최초 공개하는 뜻 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먼저 9월7일은 오후 2시 <땅은 늙을 줄 모른다>(2022, 김지혜), <메이 제주 데이>(2022, 강희진), <산, 들, 바다의 노래>(2014, 권혁태)를, 오후 4시 <유언>(1999, 김동만),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김동만)을, 오후 6시30분 <곤도 하지메의 증언>(2023, 이케다 에리코)을 상영한다.

 9월8일은 오후 2시 <곤도 하지메의 증언>(2023, 이케다 에리코)을, 오후 3시30분 <비념>(2013, 임흥순), <다음 인생>(2015, 임흥순)을, 오후 7시 <유언>(1999, 김동만),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김동만)을 상영한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7일 <유언>과 <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 및 <곤도하지메의 증언> 상영 후 각각 김동만 감독(한라대 교수) 및 제작자인 이령경(릿쿄대학) 교수가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8일 <비념>과 <다음 인생> 상영 후 임흥순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상영작을 보면, <땅은 늙을 줄 모른다>는 모녀가 함께 떠난 제주 여행에서 엄마의 고향이 제주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제주4.3 소재의 단편 극 영화다. <메이 제주 데이>는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으로 잊을 수 없는 지옥 같았던 4.3의 그날을 기억한다. TV 다큐멘터리 <산, 들, 바다의 노래>는 4.3을 ‘노래’라는 매개를 통해 접근한 작품이다.

<유언>과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은 4.3 진상 규명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작품이다. 발표 당시 전국 대학가로 퍼져 나가며 4.3 전국화의 씨앗이 됐고, 일본과 대만 등 해외에서도 소개됐다. 연출자인 김동만 교수(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는 1997년 10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되는 등 고초를 겪었다. 

<곤도 하지메의 증언>은 태평양전쟁 참전 일본인의 실제 증언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리해자를 비롯한 전쟁 범죄를 고발한다. 무엇보다 이번 4.3영화제에서 전체 분량을 최초 공개하면서 의미를 더한다.

미술 활동을 병행하며 <위로공단>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감독의 <비념>은 4.3으로 남편을 잃은 강상희 할머니의 시선을 따라가며 제주4.3 뿐만 아니라 제주해군기지 등 섬에 새겨진 깊은 상처들을 돌아본다. <다음 인생>은 <비념>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실험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단편 극 영화다.

아울러 7일 상영 시작에 앞서 제4회 ‘4.3과 평화 영상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당신에게도 또 다른 제주4.3이 있지 않을까요>(2022, 박예슬, 5분)를 상영한다. 

이번 4.3영화제 서울 상영회에 대해 제주4.3평화재단 고희범 이사장은 “4.3 역사에서 중요한 영상 작품들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소개할 수 있어 뜻 깊게 생각한다”며 “4.3을 알고 싶은 많은 서울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아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이번 서울 상영회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단체 관람에 한해 전화로 사전접수를 받고, 나머지는 당일 현장 접수로 관람이 가능하며 모든 참여 관객들에게 ‘4.3영화제’ 굿즈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2003 4.3 영화제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함께 ‘기억의 기록, 평화와 인권, 연대와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6월 개막, 오는 11월까지 총1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서울 특별 상영회를 제외하고 오는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과 토요일 CGV제주에서 상영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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