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회차지 수소버스 9대 우선 가동, 생산단가 1kg 당 1만원대 유지 목표

매연 대신 수증기가 나오는 자동차가 발명됐다?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그린수소를 활용한 버스가 시운전에 돌입했다. 그린수소 상용화 시대와 맞물려 현실적인 생산단가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3MW 그린수소 생산시설과 조천읍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 일대에서 '그린수소 초기 생태계 조성 현장브리핑'을 가졌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서의 사업설명 및 생산 시연에 이어 함덕으로 이동해 충전 퍼포먼스와 직접 수소모빌리티를 탑승하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그린수소란 생산되는 모든 과정이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생산되는 수소 자원을 의미한다.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할 시 플러스극에는 산소가, 마이너스극에는 수소가 생성되는데, 이 전력 또한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반 수소를 활용한 충전 인프라는 타 지역의 선례가 있지만 탄소 배출 없이 온전한 그린수소를 상용화하는 것은 제주가 전국 최초 사례다.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br>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br>
4일 오전 제주시 함덕리 그린수소 충전소에서 열린 전국 최초 그린수소 버스 시범운행 시운행 현장. ⓒ제주의소리

행원리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는 튜브트레일러 차량 4대를 통해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로 이송된다.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는 시간당 수소버스(25kg 기준) 4대, 수소 승용차(5kg 기준) 2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그린수소를 보급받은 수소충전소는 자체 점검 후 수소버스 및 수소승용차, 수소청소차 등에 활용된다.

제주도는 함덕 수소충전소에서 자체 시설점검 등을 거쳐 그린수소 버스를 가동한 결과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아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날 시운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점검 후 당장 내달부터 함덕과 한라수목원을 잇는 시내버스 311번, 312번 노선에 그린수소 버스를 실전 투입시키는 것이 제주도의 목표다.

현재 제주에 준비된 수소버스는 총 9대다. 제주도는 시내버스나 청소차 등 공공 대형차량에 우선적으로 그린수소 연료 주입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린수소 생산·충전 인프라 확충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가동중인 행원리 3MW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서는 하루 최대 1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 등을 통해 선정된 구좌읍 동복리와 조천읍 북촌리에 각각 12.5MW, 30MW의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들이게 된다. 북촌-행원-동복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만 50MW에 근접하게 된다.

4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3MW 그린수소 생산설비 현장에서 열린 그린수소 생태계 조성 브리핑 현장. ⓒ제주의소리<br>
4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3MW 그린수소 생산설비 현장에서 열린 그린수소 생태계 조성 브리핑 현장.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3MW 그린수소 생산설비에서 생산된 수소가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함덕리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3MW 그린수소 생산설비에서 생산된 수소가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함덕리로 이동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관건은 요금의 현실화다. 제주도는 그린수소 버스 운행과 맞물려 생산운영 자료를 분석해 그린수소 가격을 책정할 방침이다.

타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돼 온 수소는 정유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일명 '그레이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제성은 뛰어나다.

반면, 그린수소는 생산설비와 수전해 과정에서 수전해에 투입되는 전기요금의 생산성을 따져야 한다. 시운전에 이르기까지는 '순도 99.99%' 그린수소 생산 기준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를 24시간 풀가동했지만, 앞으로는 충전소와 연계한 생산 조절과 전력 소비량 등을 분석하게 된다. 하루에 소진되는 수소의 양을 파악해야 하고, 같은 전력 소비라도 하루 중 언제 전기를 쓰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더해 정부 차원에서의 보조금 확보도 관건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에서 청정수소 인증제 용역에 돌입했고, 올해 안에 수소 보조금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전해 방식의 그린수소에 대한 보조금 규모 역시 주목될 예정이다.

현재 경유 버스의 연비는 1리터당 2~3km, 수소버스의 연비는 수소 1kg에 약 15km로 추산된다. 경유 값이 리터당 1700원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어 수소 연료의 효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kg당 2만원을 넘기지 않은 1만원대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치다.

오영훈 지사는 "지난해 취임 후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구축 목표를 발표했을 때 많은 분들이 '글쎄'라는 물음표를 달았지만, 우리는 비전을 새롭게 정하고 지금까지 달려왔다"면서 "그 과정에서 3.3MW 실증에 이어 12.5MW, 30MW 실증사업까지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것은 비전을 올바르게 세우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는 "현재 도내 재생에너지 비율은 출력제어로 19.2%에 불과하지만, 그린수소 생산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에너지 전체를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 나가는 탄소 제로시대를 제주도가 선도해 나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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