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11) 실명의 3대 요인 녹내장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국내 실명 인구 71만명 중 3대 실명 원인이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병성 망막병증으로 꼽혔다. 그중에서도 녹내장이 38%로 실명의 가장 높은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황반변성이나 백내장 등의 안과 질환보다 녹내장이 가장 높은 실명의 원인인 이유는 무엇일까?

녹내장의 특수성에 있다. 녹내장은 크게 녹내장 의증, 초기, 중기, 후기, 말기 다섯 단계로 나뉠 수 있는데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은 후기나 말기가 되어서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 수술을 받기 위해 검사를 하던 도중 우연히 녹내장을 발견하는 경우도 흔한데 이는 증상이 발생하기 전 조기 발견하게 된 운이 좋은 경우라 할 수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시력은 양쪽 눈으로 물체를 바라보기 때문에 한쪽 눈이 시력이 낮아져도 남은 한쪽에서 시력을 보전해줘 시력 저하를 잘 못 느낀다. 이는 녹내장의 특수성과 결합돼 실명으로 연결될 위험성을 더욱 높이게 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2013년부터 최근 10년간 녹내장 환자가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령 인구의 증가와 조기 검사의 중요성으로 진단율이 높아졌고, 라식, 라섹과 같은 시력 교정 수술을 받기 위해 검사를 하던 도중 젊은 연령대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젊다고 녹내장을 안심하지 마세요” 2019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WGC(세계 녹내장 학회)에서 등장한 메인 문구다. 20~40대 녹내장 환자들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문구인데, 이 학회에서 제시한 녹내장 검진 가이드라인이 흥미롭다. 20대부터 녹내장 검진을 받아야 하는 대상에 아프리카인과 아시아인이 포함되어 있다. 즉, 우리나라 사람은 증상이 없어도 20대부터 녹내장 검진을 받아볼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시아인들이 녹내장이 조기에 발생하는 비율이 높고, 정상안압 녹내장인 경우가 많다는 결과를 반영한 결과이다. 정상안압이라고 부르는 10~21mmHg의 안압에서 생기는 녹내장을 ‘정상안압녹내장’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녹내장의 환자 80%가 정상안압 녹내장이다. 실제 사람마다 시신경이 견딜 수 있는 안압의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맞는 정상안압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의 치료 목표는 시야 결손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다. 녹내장은 조기진단만 이루어지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대부분은 실명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늦게 발견하게 되거나 꾸준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악화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정다운 이지봄안과 원장 ⓒ제주의소리<br>
정다운 이지봄안과 원장 ⓒ제주의소리

녹내장의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치료를 통해 방수의 생성을 막거나 방출을 도와 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고혈압, 당뇨병처럼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시야 결손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약물요법으로도 안압의 조절이 어려울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하게 된다. 또, 녹내장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에게 최소침습 녹내장수술(MIGS)이라 하여 미세한 스텐트를 꽂아 안압을 낮추는 방법도 최근 많이 시행하고 있는 추세이다. / 정다운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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