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도둑놈의갈고리 (Hylodesmum podocarpum [DC.] H.Ohashi & R.R.Mill subsp. oxyphyllum [DC.] H.Ohashi & R.R.Mill) -콩과-

식물 이름을 보면 재미있는 이름들이 많이 있습니다. 곤충이나 조류 이름을 빌어 명명된 식물이 있는가 하면 도둑놈이 들어간 식물도 있습니다. 이번 주에 소개해 드릴 식물이 바로 ‘도둑놈의갈고리’라는 식물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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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에 따르면, 도둑놈의갈고리라는 이름은 ‘도둑놈’과 ‘갈고리’가 합쳐진 말입니다. 열매의 겉에 갈고리 같은 털이 있어 옷깃이나 다른 물체에 잘 붙고 이러한 방법으로 열매가 산포합니다. 이를 도둑놈에 비유한 것에서 유래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도둑놈의갈고리의 꽃차례 ⓒ제주의소리
도둑놈의갈고리의 꽃차례 ⓒ제주의소리

도둑놈의갈고리의 잎이 3장인데 반해 도둑놈의갈고리보다 전초가 크고 잎도 5~7장까지 달리는 큰도둑놈의갈고리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큰도둑놈의갈고리의 꽃차례 ⓒ제주의소리
큰도둑놈의갈고리의 꽃차례 ⓒ제주의소리
큰도둑놈의갈고리의 잎 ⓒ제주의소리
큰도둑놈의갈고리의 잎 ⓒ제주의소리

그리고 정소엽(제일 위쪽에 위치한 잎)이 다른 잎보다 유난히 코고 잎이 둥근 형태를 가진 개도둑놈의갈고리, 식물체 전초가 작아서 명명된 애기도둑놈의갈고리라는 식물도 있습니다.

도둑놈의지팡이라는 식물도 있는데 이는 고삼이라는 식물의 다른 이름입니다. 고삼이라는 식물의 뿌리가 구부러진 지팡이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도둑놈의지팡이라고 불리는 고삼 ⓒ제주의소리
도둑놈의지팡이라고 불리는 고삼 ⓒ제주의소리

연분홍색의 작은 꽃을 피운 도둑놈의갈고리가 여름을 붙잡고 열매 겉에 갈고리를 달고 긴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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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격해지거나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를 ‘흥분’이라고 하는데 이 도둑놈의갈고리의 꽃말이 바로 흥분이라고 합니다.

열매도 특이하게 선글라스를 닮아 있습니다.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도둑놈의갈고리를 보면서 가을을 준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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