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이 제주공항 등 5개 국제공항 대상 협박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 A씨 거주지에서 지난 8월23일 압수물을 살피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제주경찰청
제주경찰이 제주공항 등 5개 국제공항 대상 협박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 A씨 거주지에서 지난 8월23일 압수물을 살피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제주경찰청

제주공항을 비롯한 5개 국제공항을 대상으로 폭탄테러와 흉기살해 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30대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A씨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6일 오후 9시7분부터 7일 밤 0시42분까지 약 3시간35분 동안 제주공항을 비롯한 김해·대구·인천·김포공항 등 총 5개 국제공항을 대상으로 흉악범죄 예고 글 6개를 작성한 혐의다.

A씨가 범행한 시점은 경찰청장이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온라인상 흉악범죄 예고 글이 잇따르면서 국가수사본부장 주재 전국 수사지휘 긴급회의가 개최돼 경찰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국민 불안감이 가중된 시점이었다.

프로파일러의 범죄행동분석 결과 A씨는 공항이라는 다중 운집 장소와 폭탄테러라는 이목이 집중될 소재를 조합해 클릭을 유도하고 내용은 사회이슈인 흉기난동을 연상시키는 내용으로 구성해 관심을 끌려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최초 협박글이 게시된 지 1시간 만에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작성 시간대와 게시글 내용을 토대로 6개 게시글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확인, A씨를 특정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전자공학과 전공자로 모든 게시글에 해외 IP를 사용하고 범행 이후 컴퓨터와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등 추적 회피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차 조사에서 범행을 강력 부인했으나, 2차 조사에서 경찰이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내밀자 6개 게시글 작성 사실 모두를 인정했다.

A씨는 “경찰이 잡을 수 있을지 시험하고 싶었다. 좀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경찰이 추적할 것 같아 여러 협박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단시간 내 공항을 대상으로 한 테러 예고 글이 연달아 게시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제주경찰청장이 직접 현장 지휘를 하고 경찰특공대가 배치되는 등 전국적으로 막대한 경찰력이 낭비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피해 공항에 대한 항공보안법 위반 등 적용가능한 처벌 규정을 적극 의율하고 막대한 공권력이 낭비된 점을 고려해 만서성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온라인상 무분별한 흉악범죄 예고글 게시행위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고 모든 전문역량을 총 동원해 게시자를 추적,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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