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소리] 100억원 도심숲 조성
노형 연북로 일부 구간 쓰레기 투기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선선한 가을 날씨로 야외 활동이 잦아진 A씨는 최근 제주시 노형동 롯데마트 맞은편 인도를 걷다가 볼썽사나운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커다란 인도 한가운데 조성된 가수로 화단이 담배꽁초와 일회용 용기 등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근 상가나 동주민센터에서 청소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치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쓰레기는 더 쌓여만 갔습니다.

A씨는 “도시 숲이라고 하더니 도심 속 쓰레기 숲이 더 어울릴 상황이 됐다”며 “차라리 이전 환경이 더 깨끗했다. 혈세를 들여 도보 환경을 더 엉망으로 만든 꼴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구간은 제주시가 2021~2022년 노형동 연북로 일대에서 추진한 ‘도시바람길숲 조성사업’의 일부입니다. 인도 한가운데를 들어내고 일정 간격에 화단을 조성했죠.

한라산 1100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산속 공기를 연북로를 거쳐 도심지 내로 유입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미세먼지와 도심지 폭염을 해소하는데도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도심지에 차가운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는 취지였습니다. 산림청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총 1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기후변화 시대에 도심 숲을 조성하면 기온을 낮추고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그늘도 제공할 수 있죠. 그래서 시민들은 인도 폭이 좁아지는 불편까지 감수했습니다.

반면 일부 몰상식한 시민들이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버리면서 오히려 도심 속 미관을 해치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일부 구간에서는 나무 아래 식물마저 말라 죽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담배꽁초는 화재위험과 함께 다른 쓰레기와 뒤섞여 배수구를 막는 골칫덩이가 될 수 있습니다. 흡연자들의 담배꽁초 투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죠. 

최근에는 카페가 늘면서 1회용 플라스틱 용기도 늘고 있습니다. 컵 보증금 제도가 무색할 만큼 무단 투기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쓰레기로 수많은 환경미화원들도 수거 활동에 애를 먹고 있습니디. 청정 환경을 내건 제주시민 여러분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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