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8월 인구 순유출 1026명
낮은 임금-높은 물가 청년 유출

한때 전국적인 인구 유입으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샀던 제주가 14년 만에 인구 순유출 현상에 직면했다.

12일 통계청의 시·도별 이동자 수에 따르면 제주는 올해 1월 595명을 시작으로 전출자가 전입자보다 늘면서 8월까지 1026명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에서 순유출 발생은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9년 전출자가 1015명 더 많았지만 이듬해 전입자 우세로 전환된 이후 장장 13년간 순유입을 유지해 왔다

2014년에는 순유입 인구 1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2016년에는 역대 최다인 1만4632명을 찍었다.  당시 청정 제주를 향한 전국적인 제주살이 열풍이 거셌다. 

반면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 흐름이 꺾이더니 전입 규모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2019년 순유입이 2936명으로 급감한데 이어 급기야 올해는 연초부터 순유출로 돌아섰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인구 증가의 촉매제 역할을 했던 청년층의 이탈이다. 

통계청의 제주 인구이동 추이 자료를 보면 30대 순유입은 2010년 559명, 2012년 1768명, 2014년 3651명, 2016년 4042명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듬해 하락세로 돌아선 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청년 인구 감소폭은 81.2%로 다른 연령대 평균인 55.6%를 압도했다.

한국은행의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분석 자료에서는 지역별로 서귀포시, 성별로는 여성의 이탈 흐름이 도드라졌다. 제주 출신 청년들의 탈출 현상도 심화됐다.

저임금 등 열약한 근로환경과 높은 생활물가, 주거비용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청년들의 자영업 업황 불황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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