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문광위,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선정-추진 과정 문제 제기, 감사위 감사 청구

제주도립미술관(이하 도립미술관)이 추진한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을 두고 제주도의회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사업을 주관한 A업체가 앞서 제주돌문화공원에서도 실감콘텐츠 사업을 진행했는데, 알고 보니 불성실한 태도로 계약을 파기 당했다는 것. 그럼에도 도립미술관은 A사와 단독 계약을 체결한다. 더욱이 A사는 회생신청으로 사업에서 이탈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이번 사안을 감사위원회에 감사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열린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2023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은 도립미술관의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을 집중 질타했다.

도립미술관은 본관을 포함해 제주현대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업무를 관할하고 있다. 김창열미술관은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공립박물관·미술관 실감콘텐츠 제작 및 체험 공간 조성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총 예산 10억원을 들여 실감콘텐츠를 제작하고 체험존과 관리 시스템도 구축하는 내용이다.

도립미술관은 지난해 12월 제한경쟁 입찰 절차를 거쳐, 단독으로 참여한 A사와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건을 수의계약한다. 하지만 A사는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올해 6월 사업을 포기했다. 결국 A사와 협업 관계인 제주지역 업체가 나머지 과정을 마무리했고, 8월부터 실감콘텐츠가 운영 중이다.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개요. / 사진=제주도청 누리집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개요. / 사진=제주도청 누리집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 / 사진=제주도청 누리집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 / 사진=제주도청 누리집

문제는 A사의 과거.

돌문화공원 관리소와 A사는 지난 2021년 11월 실감콘텐츠 제작 계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지지부진한 과정을 보이면서 돌문화공원 관리소는 지난해 8월부터 A사에 사업 정상 추진을 6차례나 요구한다. 그럼에도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서 12월 선급금 반환 요청, 올해 1월에는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법적 분쟁 중이다.

정리하면 A사는 돌문화공원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해 말에, 도립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에 참여한 셈이다. 문광위는 도립미술관이 A사에게 일을 맡긴 이유, 그것도 왜 단독으로 계약을 체결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포문은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이 열었다. 양영식 의원은 “돌문화공원과 시끄럽게 갈등을 빚었던 이 업체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왜 속전속결로 계약을 체결했냐”고 물으며 “선정 과정부터 결과물까지 매우 잘못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영식 의원은 “최초 계획과 비교하면 자문위원회 등 중간 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무중력 물방울 체험존도 6개에서 3개, 다시 1개로 줄어든다”면서 “결과물을 보면 실감콘텐츠라는 애초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을 감사위원회에 감사 의뢰하겠다고 덧붙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홍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갑)도 “A사는 돌문화공원과 사업을 진행하면서 납품 지연 등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다”면서 “그런데 도립미술관은 이런 문제를 공유 받지 못했는지 몰라도, 사업 과정과 결과를 보면 불통, 졸속행정, 안일한 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에서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맨 왼쪽부터 양영식, 홍인숙, 박두화, 이승아 / 사진=제주도의회 누리집
맨 왼쪽부터 양영식, 홍인숙, 박두화, 이승아 / 사진=제주도의회 누리집

박두화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이나연 도립미술관장은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가 제 모습을 모두 갖췄다고 해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여러 자문을 구해보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의 질타에 이나연 관장은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사업 계약은 도청 회계과의 방침을 받고 문화정책과에서 지원한 사안이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1개 업체만 참여해도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방침이 있었다”면서 “전문가들이 참여한 자문위원회를 거치며 미술관 특성에 맞게 사업을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이승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이나연 관장은 당초 구상대로 실감콘텐츠가 모두 들어가 있다고 말했지만, 문제는 완성도의 차이다. 요즘은 실감콘텐츠가 널리 보급되면서 얼마나 책임 있게 과업을 수행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김창열미술관 실감콘텐츠 결과물은 정말 실망스럽다. 그리고 A사의 문제도 인지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을 진행했기에, 이 부분은 나중에 소명의 여지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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