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건 등 전국 8개 동물 보호 단체, 16일 서울 광화문서 합동 기자회견

전국 8개 동물 보호 단체는 16일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비봉이 방류협의체는 야생 방류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제주동물권행동 NOW 등이 참여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오늘(10월 16일)은 수족관에 감금됐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제주 바다에 방류한 지 꼭 일 년 째 되는 날이다. 제주 연안 정주성 해양동물인 남방큰돌고래 특성상 방류 1년이 지나도록 발견되지 않은 비봉이는 죽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적으로 인간의 판단과 의도에 따랐던 야생 방류가 실패로 이어졌음에도 비봉이의 실질적 소유자 호반 퍼시픽리솜을 비롯한 방류 관계자들과 정부는 아직까지 원인에 대한 분석은 커녕 실패 사실 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우리는 비봉이 야생 방류 과정과 이후 파악한 정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방류 실패에 따른 철저한 규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대포·금등이와 비봉이의 잇따른 방류 실패를 앞에 두고 우리 사회는 야생 방류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봐야 하는 시점에 서있다”면서 “오랫동안 돌고래를 감금하고 쇼에 이용하며 수익을 취해 온 호반퍼시픽리솜은 비봉이 방류를 통해 마치 사회적 책임을 훌륭히 수행한 기업처럼 포장됐다. 또한 당시 흥행하던 드라마 ‘우영우’의 열풍과 맞물리며 돌고래 방류가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쓰였고 정부의 졸속 행정이 뒤따랐다”고 질타했다.

단체들은 “비봉이 야생 방류는 방류 결정 근거, 시점 별 논의 사항, 동물의 건강 상태 등 방류 사업의 전반적 진행 과정을 외부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실패에 따른 분석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방류 시점까지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남아있었고 체중이 20kg 가량이나 줄어든 상태에서도 방류가 가능하다 판단했던 근거에 대해 정부와 비봉이 방류협의체는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17년간 인간의 유희를 위해 이용된 비봉이는 결국 인간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이를 돌이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과오에 대한 성찰은 뒤따라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비봉이의 죽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정부는 방류의 전 과정 공개와 규명을 통해 그 책임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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