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푸른컵은 KB증권과 함께 친환경 여행 캠페인 ‘또시, 제주(다시, 제주)’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제주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일회용품을 덜 쓰는 친환경 여행의 기회를 주는 이벤트다. 푸른컵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전기차를 이용할 것을 장려하고, 여러 가지 다회용 물품을 제공해 비닐봉지와 휴지, 일회용컵처럼 한 번 쓰고 버리는 물품의 사용을 줄일 수 있게 했다. 이용자 중에는 예상치 않은 선물 꾸러미에 낯설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환경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친환경 여행 꾸러미 ‘또시키트’.<br>
친환경 여행 꾸러미 ‘또시키트’.

전 세계 관광업계에서는 ‘지속가능한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여행지의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뿐 아니라, 그곳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까지 충분히 고려한 여행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여행자의 즐거움만이 아닌, 방문한 곳의 환경과 지역사회,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여행이다. 

2021년 유럽여행위원회(ETC)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의 키워드로 지속가능성을 지목했다. 지난해에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관광의날(9월 27일)을 맞아 “지속가능한 관광을 통해 국제사회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자연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궤를 같이한다. 항공업계는 친환경적인 연료의 사용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세계 유명 호텔들은 탄소배출과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부킹닷컴 같은 숙소 예약 플랫폼은 지속가능성 배지를 도입, 고객이 어떤 숙소가 친환경 숙소인지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제주도에서도 친환경 여행의 바람은 시작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는 김포공항에서 ‘친환경 제주 여행 서약’을 진행하고,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독려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우도에서는 일회용컵 없는 여행을 추구하는 ‘청정 우도 캠페인’이 지난해 시작됐다. 제주은행 역시 여행 중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권유하는 ‘ESG 플라스틱 제로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코로나 종식 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을 꼽았다. 알다시피 여행은 견문을 넓히고 경험을 쌓는 기회를 준다. 또한 팍팍한 일상의 해방구이고, 크리에이터 경제의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이 소중한 여가활동을 오래도록 계속하기 위해서, 이제 우리는 ‘지속가능한 여행’의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들이 제주를 찾아오는 이유 중 1위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니 친환경 여행을 제주 여행의 기본값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정희. ⓒ제주의소리
한정희. ⓒ제주의소리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행 플랫폼 아고다가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친환경 여행의 옵션을 명확히 보여주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을 요구했다. “2040 플라스틱 제로 섬”을 목표로 관광 분야의 변화를 꾀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새겨 볼 대목이다. 민관이 함께 다양한 층위에서 지속가능한 여행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새로운 흐름이 확산되길 바란다. / 한정희 푸른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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