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S건설 ‘경영악화’ 공사 포기 통보
공정률 36% 잔여공사 최소 14개월 소요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제주국제공항 관제동 공사가 돌연 멈춰섰다. 시공사가 공사를 포기하면서 최신 관제시설 도입 시점도 늦춰지게 됐다.

19일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 관제동(관제탑) 신축 공사’를 맡은 수도권의 S건설이 최근 건축 공사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제동 신축은 제주공항의 항공기 증가로 관제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제주지방항공청이 2019년부터 추진한 항공교통관제 개선 사업이다. 

현재 운영 중인 관제동은 최상부 관제실 북측 2개 기둥이 활주로 시야를 가리는 시야차폐지역이 존재한다. 이에 관제사의 잘못된 착륙 허가로 항공기 충돌 위험이 불거지기도 했다.

가까스로 세 번째 관제동 신축 계획이 마련됐지만 부지 확보와 시공사 선정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당초 계획보다 8개월 가량 늦은 2022년 2월에서야 착공이 이뤄졌다.

S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에 나섰지만 임금체불이 발생했다. 결국 8월 11일부터 공사 중단 사태가 불거졌다. 급기야 9월 20일에는 S건설이 시공 포기를 통보했다.

신축 관제동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높이 74m, 11층 규모다. 건축 연면적은 5131.5㎡다. 현재 운영 중인 관제탑(68m) 보다 7m 가량 더 높게 설계됐다.

현재 골조는 4층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공정률도 36%에 머물고 있다. 골조 공사가 중단되면서 타워크레인과 전기, 통신, 소방 등 관련 공사도 줄줄이 멈춰섰다.

S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인 경영 상황이 발생해 부득이하게 공사를 포기하기로 했다”며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시공업체들과 공사 재개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공사를 포기한 시공사에 대해서는 입찰 제한 등 행정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조달청에서 재입찰을 진행할 경우 시일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계약대로 공사를 재개하도록 컨소시엄에 참여한 나머지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며 “조속히 공사가 이뤄지도록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공정률을 고려하면 잔여 사업 시공에만 최소 1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4년 8월로 예정된 준공 시점도 2026년 전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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