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갯벌에 남은 생명들, 그 생명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상영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선사 연경문화예술원(의귀로177)은 오는 29일 오후 3시, 양윤모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마을영화 프로그램을 연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을 받아 이뤄지는 이번 행사에서 상영할 영화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7년이 넘는 작업 끝에 올해 6월에 개봉한 환경다큐 ‘수라(감독 황윤)’다.

수라는 방조제를 세워 바닷물을 막고 갯벌을 매립한 전북 군산부터 부안까지 33.9km에 이르는 대규모 간척사업 ‘새만금’의 생명과 사람 이야기다. 새만금 간척사업 이후 변화하는 갯벌의 생태계를 담았다.

국책사업이라는 폭력에 굴하지 않고 기록을 통해 저항하는 시민들의 이야기이자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는 기억에 관한 것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수라’는 한국영화 최초로 파타고니아 본사 후원을 받았다. 2022년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2023년 제20회 서울 국립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을 받는 등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올해 런던아시아영화제(London East Asia Film Festival, LEAFF)에서 ‘수라’는 환경과 다양성 존중에 대해 고민하는 ‘체리쉬 더 월드(Cherish the World)’ 섹션에 초청, 화제가 됐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황윤 감독이 나서 영화에 대한 강의를 펼칠 예정이다. 또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해설이 진행되며, 강봉수 제주대 교수, 강은미 작가도 참여한다.

주최 측은 “수라를 제작한 황윤 영화감독은 평소 환경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생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독보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요새의 군무를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그가 느꼈을 경이로움과 그리움, 상실감이 우리를 압도한다”며 “영화는 저어새, 흰꼬리수리,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는 수라 갯벌의 생명성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문의 = 064-764-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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