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더불어 놀다 연극제, 10일~26일 개최...협회 소속 극단 전원 참여

제주에서 주목할 만 한 연극 행사가 열린다. 제주연극협회 소속 극단 모두가 ‘제주어 연극’을 선보인다. 

제주연극협회는 10일(금)부터 26일(일)까지 소극장 세이레아트센터, 예술공간 오이에서 ‘제8회 더불어-놀다 연극제’를 개최한다. 시간은 모두 오후 7시로 동일하다.

올해 더불어-놀다 연극제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여러 변화들이 눈에 띈다. 먼저 7개 단체의 작품 7편 모두 ‘제주어’로 공연한다. 타 지역에서 일찌감치 발표하며 큰 호응을 얻은 유명 작품부터 자체 창작까지 모두 제주어 대사로 소화한다. 또한 모처럼 협회에 속한 모든 단체가 빠지지 않고 참여해 다채로운 재미를 더한다.

모든 공연은 관람료는 무료로 진행한다. 예매는 각 극단 별 안내 전화로 받는다.

# 10일 가람 ‘흑백다방’

첫 공연은 10일(금) 극단 가람이 예술공간 오이에서 ‘흑백다방’을 공연한다. 차현석 작, 최우진 연출.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이 작품은 2014년 초연 이후 한국, 일본, 영국, 미국까지 진출하며 명성을 얻은 유명 작품이다. 공권력의 폭력, 그것이 개인에게 남기는 상처, 나아가 극적인 치유까지 어우러진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제주 흑백다방은 필요한 사람에게 상담을 해주는 장소로 유명하다. 다방을 운영하는 성호는 1년에 하루 쉬는 날이 있는데, 바로 아내의 기일이다. 비가 오는 아내의 기일 날, 서울에서 손님이 찾아와 카운슬링을 신신당부한다. 아내의 기일에 처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성호에게 아내의 죽음과 함께 잊고 있던 기억이 찾아온다.

# 12일 퍼포먼스단 몸짓 ‘그대는 봄’

극단 퍼포먼스단 몸짓은 12일(일) 예술공간 오이에서 ‘그대는 봄’을 공연한다. 김정숙 작, 강종임 연출. 전체 관람가이다. 

아들이 사줬다며 더운 날씨에도 두꺼운 겨울옷을 입은 명길네, 가족도 없이 혼자 살면서 개를 마치 자기 자식마냥 애지중지 키우는 장계네, 가지고 있는 땅을 모두 팔아 자식에게 준 이후로 전혀 왕래를 하지 않는 자식을 둔 민관이네. 세 할머니는 한 동네에 시집 와서 오랜 세월을 같이 살아온 이웃이자 친구다. 어느 날 기억을 자주 깜빡깜빡하는 민관이네가 보건소에서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다.

# 16일 파노가리 ‘돌할으방! 할망덜도 좀 쉴디가 이서사주’

극단 파노가리는 16일(목) 세이레아트센터에서 ‘돌할으방! 할망덜도 좀 쉴디가 이서사주’를 공연한다. 문무환 작, 연출. 8세 이상 관람가이다. 

제주의 돌할으방은 한 곳에 기립해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어느 밤중에 그리워하던 바당에 앉아 제 인생을 한탄하고 있는데, 돌할망이 등장해 돌할으방과 설전을 벌인다. 설전이 최고조에 다다를 때 즈음, 가장 높은 설문대할망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나타는데….

# 23일 세이레 ‘제주 할망 TV’

극단 세이레는 23일(목)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제주 할망 TV’를 공연한다. 정범철 작, 정민자 연출. 8세 이상 관람가이다. 

인생의 활력을 위해 유튜브를 시작한 73세 이영순, 미국에 있는 손자와 소통하기 위해 랩을 배운 69세 박금자. 무뚝뚝하면서 삶의 열정을 잃어버린 70세 나종태. 세 할머니는 한 동네에 사는 언니, 동생하는 사이다. 이영순의 유튜브 콘텐츠는 제주 할망들의 사는 모습을 소개한다. 그러다 보니 두 할머니는 이영순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한다. 그런데 방송 도중 나종태가 혈액암에 걸렸다는 비보를 듣는데….

#24일 예술공간 오이 ‘기’

극단 예술공간 오이는 24일(금) 예술공간 오이에서 ‘기’를 공연한다. 오상운 작·연출이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은혁은 자신이 원하는 과거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신기함, 다음에는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에 과거로의 여행을 시도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이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 섬사람들의 이유 없는 죽음을 막을 수 없음에 과거로의 여행에 무료함마저 느낀다. 그 때 하나의 변화,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게 되면서 은혁의 과거 여행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 25일 정낭극장 ‘낭독극 제주 배비장전’

극단 정낭극장은 25일(토) 세이레아트센터에서 낭독극 ‘제주 배비장전’을 공연하나. 강한근 각색·연출이다. 8세 이상 관람가이다. 

제주 목사로 부임하는 김경의 예방비장으로 따라온 배비장은 집을 떠나올 때 부인과의 약속으로 여자를 멀리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사또가 애랑이, 방자와 함께 계략을 꾸며 배비장을 골탕 먹이려 한다. 그리고 한라산 꽃놀이 때 애랑의 목욕하는 모습을 본 배비장은 상사병에 걸리고 마는데….

# 26일 이어도 ‘조부모의 이혼이 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

마지막 순서로 극단 이어도는 26일(일) 예술공간 오이에서 ‘조부모의 이혼이 내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을 공연한다. 송정혜 작, 강명숙 연출.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관희는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는다. 유난스럽게 금슬이 좋진 않아도, 세상만사 모든 게 변해도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없이 있을 것 같던 부모님이 황혼이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다른 가족과 달리 관희는 이 사실을 도무지, 조금도 인정할 수가 없다. 사실 관희야말로 이혼 8년차로, 이제 갓 전역을 한 아들 준우와 단둘이 사는 중이다. 50줄이 넘어선 아버지가 살면서 처음으로 대책 없이 무너져가는 것을 본 준우는 조부모의 갑작스런 이혼에 대처하는 법을 전수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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