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학부모아카데미] 가족 체험 프로그램-가족과 함께하는 그림책 산책

김태임 대표(왼쪽)가 연극하는 김희진씨(오른쪽)와 함께 '다니엘이 만난 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詩)는 일상에서 멀지 않았다. 자유로운 감정이나 행복, 즐거움 등 감정이 시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은 ‘물이 몸에 닿을 때’,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 ‘함박스테이크를 먹을 때’, ‘가족과 함께하는 순간’ 등의 기분을 자신이 생각하는 시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의소리]가 함께 하는 ‘2023 학부모아카데미 가족 체험 프로그램-가족과 함께하는 그림책 산책’이 5일 오후 2시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예비 초등학생과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가족 50여명이 함께한 이날 학부모아카데미는 교육연극연구소 사유무대 김태임 대표의 진행으로 이뤄졌으며, 수도권에서 연극하는 김희진씨의 도움으로 종합비즈니스센터는 일순간 시 ‘낭독회’로 변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각자 주변에 소개해주고 싶은 그림책을 갖고 참여했다. ‘호라이’라는 책을 들고 나온 준석 군은 글이 많지 않다며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민조 군은 ‘모든 것의 박물관’ 책에서 돌로 섬을 만드려 하는 등의 엉뚱한 내용이 재밌다며 책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10장씩 책을 읽어야만 태플릿PC를 통해 유튜브를 볼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책에서 꽃을 심는 장면이 재밌다고 말하는 아라 양. ⓒ제주의소리
책에서 꽃을 심는 장면이 재밌다고 말하는 아라 양. ⓒ제주의소리
각자 가져온 책 소개에 집중한 아이들. ⓒ제주의소리

아라 양은 책 속에서 꽃을 심는 장면이 재밌다고 말했고, 민서양은 주인공이 친구를 구하는 장면에서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책 소개가 끝난 뒤 김 대표는 ‘다니엘이 시를 만난 날’ 책을 꺼내 연극 놀이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김씨와 함께 다니엘이 여러 동물을 만나는 모습을 연기하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면서 부엉이는 ‘날개를 펴고 날 때 느끼는 자유로움’, 다람쥐는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 느끼는 설렘’ 등으로 다양한 감정이 곧 시가 된다고 강조했다. 시는 결코 어려운 문학이 아니며, 아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취지다.

연극 놀이가 마무리되고 곧바로 각 가족별로 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다양한 동물들이 생각하는 시에 대한 연극 놀이. ⓒ제주의소리
한 아이가 고양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아이는 '복슬복슬 털을 햝는 것'을 고양이의 시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는 때로는 감탄을, 때로는 웃음을 선물했다. 어떤 아이는 ‘시는 무지개’라는 짧은 글과 함께 무지개빛 그림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달팽이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
‘다이빙할 때 물이 몸에 닿는 느낌’
‘축구할 때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
‘힘들지만, 재미있는 마음’
‘엄마, 아빠를 안을 때 행복함’
‘함박스테이크를 먹을 때’
‘우리 가족’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가족들과의 여행’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
‘게임할 때 주인공이 되는 것’
‘입 안에서 포도가 ‘톡’ 터지는 것’
‘태권도장에서 함께 피구할 때’ 등.

대부분의 아이들은 행복한 감정이나 즐거움, 자유로움 등을 느끼는 순간을 시라고 생각했다.  

가족 단위로 시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매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순수한 아이들만의 표현에 대해 김 대표는 “아이들은 발표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것들이 시가 될 수 있고, 시는 아이들의 감정 표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라는 문학만으로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자신의 즐거움, 행복, 만족감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 정서적으로 도움된다는 조언이다. 

'시는 무지개다'라는 아이의 그림. ⓒ제주의소리

당초 이날 학부모아카데미는 제주시 애월읍 소길별하에서 예됐지만, 우천으로 인해 실내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2017년 데뷔해 최근 정규 3집 ‘희극’을 발매한 인디밴드 ‘여유와 설빈’은 아이들을 위한 동요 메들리를 통해 아이들의 집중도를 높이기도 했다. 

학부모아카데미는 도교육청의 민간위탁 사업으로 진행되며, 탐험과 책읽기, 숲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추후 일정 등은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유와 설빈'이 학부모아카데미 시작에 앞서 오프닝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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