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JDC 대학생아카데미] 김민석 PD
“PD란 영상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직업”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3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연이 7일 오후 2시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3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연이 7일 오후 2시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밤을 굉장히 많이 새고 약속을 깨야 하는 날도 많은 직업이 PD이지만, 내가 만든 결과물로 다른 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직업 또한 PD입니다. PD란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3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연이 7일 오후 2시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 퀴즈)’을 기획한 김민석 PD가 ‘PD라는 직업’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연세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김 PD는 2012년 KBS에 입사해 ‘해피투게더3’, ‘개그콘서트’, ‘1박2일 시즌3’ 등 인기 장수 프로그램을 거치며 예능 PD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2017년 연출 데뷔작으로 ‘용띠클럽’을 거쳐 2018년에는 tvN으로 이직해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를 기획, 연출했다. 지난해 JTBC로 자리를 옮긴 김 PD는 ‘손 없는 날’, ‘택배는 몽골몽골’ 등을 연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 tvN으로 이적한 그는 ‘무한도전’을 오랫동안 이끌어 온 이원주 작가, 유재석과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과 즐거워하던 모습을 떠올린 김 PD는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한 해를 가득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금의 유 퀴즈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유 퀴즈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7일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연에서 김민석 PD가 무대에 올라 이야기하고 있다.ⓒ제주의소리
7일 JDC대학생아카데미 강연에서 김민석 PD가 무대에 올라 이야기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 PD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간에 모두 스토리텔러(Story Teller)라고 생각한다”며 “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걸 영상으로 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 PD이고,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능 PD들은 항상 새로운 걸 만들어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고 했다. 무엇을 해도 마냥 새로울 수만는 없겠지만, 고유해 보이고 특별해 보이게 만들어 준다면 사람들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김 PD는 “퀴즈라는 트렌드와 함께 우리가 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목표로 유 퀴즈를 기획했다”며 “일반인을 만나 작은 접이식 탁자를 두고 어디에서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처음엔 시청률이 생각보다 더 나오지 않았지만, 일상적이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일수록 매주 꾸준히 방영해야만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후 김 PD는 퀴즈보단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더 흥미롭다는 시청자 의견을 반영해 퀴즈를 과감하게 줄이고 출연자의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시즌 1에서는 퀴즈와 이야기가 1대 1로 채워졌다면, 시즌 2는 사람들과의 만남, 인연을 더 중요시한 것이다.

시즌 2도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시즌 3을 준비하던 와중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무작위로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던 프로그램에서 코로나19란 존폐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었다.

이에 유 퀴즈 시즌 3에서는 코로나19 최전선을 지킨 간호사들을 영상통화로 연결해 이야기를 전했다. 이때 유재석뿐 아니라 많은 시청자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공감했다.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3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연이 7일 오후 2시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제주의소리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3학년도 2학기 여덟 번째 강연이 7일 오후 2시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제주의소리

김 PD는 “PD나 크리에이터에게는 항상 많은 변수와 난관, 제약이 따른다”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로 나갈 수 없게 됐다는 제약과 난관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진 않았기 때문에 ‘왜 나에게만 문제가 생길까’라는 생각할 때가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이어 “뭘 하려고 하든 여러분 마음속에 있는 100%를 구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중 깎이고 깎여 70%만 구현하고 나머지 30%는 여러분이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로 채워지더라도 그렇게 100%가 된다면 여러분이 생각한 것과는 또 다른 멋진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사람들을 섭외해 실내에서 이야기하는 포맷으로 바뀐 것을 두고 유 퀴즈의 근간이 흔들린 것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변화를 통해 사람들의 좀 더 진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됐다”며 “타인의 삶을 왜곡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방송에 담아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가치만큼은 일관되게 지킨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PD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해서도 진솔한 조언을 남겼다.

김 PD는 “크리에이터가 되려 한다면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트렌드 그리고 자극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에 휘말리다 보면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고유한 시각과 관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나만의 관점이 있는 가를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강연장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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