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속개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지난 6일 속개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4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제주공항을 기점으로 한 국내선 항공편 공급 부족에 대한 국회의 지적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2공항 등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해 결단하라"며 제주도에 책임을 돌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은 지난 6일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고질적인 제주 항공권 품귀 현상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위 의원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제주공항 국내선 탑승률은 2.8%나 증가했는데 항공좌석이 200만석이나 감소했다"며 "항공권을 구하기가 어려워 제주도민들의 뭍나들이가 매우 어렵다"로 진단했다.

공급석이 줄었음에도 탑승률이 증가한 것은 항공수요가 감소한 것이 아닌,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한 사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위 의원의 주장이다.

답변에 나선 원희룡 장관은 "코로나 시기에 국제선이 거의 끊어지다시피 했는데, 당시엔 국내선이 많이 공급되다가 국제선이 복항되면서 (국내선이)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따른 노선에 대해서는 협조하겠지만 요금 부담에 대해서는 이미 할인 혜택도 있고,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원 장관은 "제주 제2공항 등 공항인프라 확충에 대한 제주도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공을 돌렸다.

위 의원은 "공항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항공기를 늘리는데 왜 인프라가 필요하나"라고 반박했고, 원 장관은 "현재 항공 슬롯이 90%가 넘는 포화 상태다. 이런 공항은 세계적으로 없다"고 받아쳤다.

이에 위 의원은 "알고 있지만, 오늘 당장의 문제다. 지난해 공급됐던 좌석 수보다 200만석이 줄었고, 도민들의 뭍나들이가 너무 힘든 상황에서는 공급을 늘려주겠다는 답변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다그쳤고, 원 장관은 "슬롯은 포화고, 항공권은 매진인데 어떻게 더 늘리겠나.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원 장관은 지난해에 비해 국내선 항공좌석이 200만석 줄어든데 대해 "같은 슬롯을 국내선에 많이 배정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국제선 복항을 위해 제주도에서도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 않나. 국제선으로 포화돼 배분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둘러싼 논쟁은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이어졌다. 위 의원은 같은날 오후 11시께 진행된 추가질의 과정에서 제주 항공권 문제를 재차 꺼내들었다.

위 의원은 "올해 초 제주항공권 품귀 현상이 발생해 국토부에 항공편수 확대와 투입 기종을 중소형 항공기에서 대형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했었고, 국토부는 이에 대한 대책 없이 '하계 항공 일정을 적용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만 답변했다"며 "그런데 문제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을 살펴보면 2022년 175편에 불과했던 국제선은 2023년 5267편으로 늘었지만, 전체 운항편수를 보면 2022년 12만9412편이 운항된 반면,  2023년에는 12만7089편에 불과해 2천여편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 의원은 "전체 편수가 줄어든 것은 이 문제가 단순히 슬롯의 문제가 아닌 정책의 문제라는 것"이라며 "LCC나 대형항공사나 국제선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수익률대로만 항공기를 배치하고 있는데 ,이것을 국토부가 방기하고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원 장관은 "지적된 내용 중 현재 조치가 가능한 부분은 가급적 협조하겠다. 다시 한번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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