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거래 ‘21년 1393호→’23년 469호
고금리에 고분양가 논란까지 ‘투자 위축’

한때 바다 건너 원정 투자까지 하며 제주 아파트를 사들이던 이른바 수도권 큰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제주 주택 관련 통계 및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도내 주택 매매 거래 건수는 4986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5%나 급감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외지인들의 투자 둔화 흐름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외지인의 제주지역 주택 매입 건수는 1198호으로 전년 동기 1953호 대비 63% 감소했다.

외지인의 도내 주택 매입은 2019년 1824호에서 2020년 2693호로 오른 뒤 2021년에는 3497호로 정점을 찍었다. 수도권의 부동산 규제로 투자금이 제주로 몰렸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투자 열기 감소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매입 물량이 2286호로 감소했다. 급기야 올해는 2000호마저 무너지며 9월까지 1198호로 내려앉았다.

아파트 매매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외지인의 도내 아파트 매입 물량은 469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 722호와 비교해 53% 감소했다.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물량은 2019년 467호에서 2020년 788호, 2021년 1107호로 2년 사이 2배 이상 치솟았다. 이어 2022년 543호로 감소한 후 올해 9월까지 469호를 기록 중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고금리에 따른 대출 부담과 제주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시세 차익 감소 등을 고려해 수도권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주는 고분양가 논란 속에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9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이 2412호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875호다.

더 큰 문제는 대기 물량이다. 현재 공사 중인 도내 공동주택 사업장은 13개 단지에 달한다. 제주시 화북동과 조천읍을 중심으로 공급 예정인 주택 물량은 1553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상황 속에 고분양 논란까지 더해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미분양 사태에 대한 우려도 있어 당분간 관망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