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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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의 제주4.3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올해 외국문학상 수상 결과를 9일 발표했다. 메디치상은 1958년 제정된 상으로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외국문학상은 1970년 제정됐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포르투갈 작가 리디아 조르즈의 ‘연민(Misericordia)’과 함께 외국문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는 2021년 9월 발간한 장편소설로 제주4.3을 소재로 삼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꾸었던 꿈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눈 내리는 벌판, 수천 그루의 검은 통나무가 마치 묘비처럼 등성이까지 심겨 있다. 묘지가 여기 있었나, 생각하는 사이 어느 순간 발아래로 물이 차오르고, 그는 무덤들이 모두 바다에 쓸려가기 전에 뼈들을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채로 꿈에서 깬다. 경하는 그것이 그 무렵에 꾸었던 다른 악몽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책에서 다룬 학살에 대한 꿈이리라고 생각하고, 한때 사진과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다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제주로 내려가 목공 일을 하는 친구 인선과 함께 그 꿈과 연관된 작업을 영상으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뒤로 몇 해 동안 힘든 시기를 겪고 겨우 삶을 회복하는 사이 계획은 진척되지 못했고, 경하는 자신이 그 꿈을 잘못 이해했다고 마음을 바꾼다.
- 출판사 책 소개 가운데

저자는 이 소설에 대해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불어판으로도 번역됐다. 한강은 “4.3사건을 모르는 프랑스 독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한강은 1970년생으로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광주5.18민주화운동(작품명 : 소년이 온다), 제주4.3(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국 현대사 속 국가 폭력을 문학으로 세상에 알렸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 등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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