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회관 공간 확충 용역 마무리, 역사문화기반 용역 내년 5월까지 진행

71년 역사를 지닌 제주 신산공원을 둘러싸고 여러 움직임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35년 된 제주문예회관에 대한 공간 확충 구상안이 나왔고, ‘제주역사관’을 새로 구축하는 제주역사문화기반 사업까지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신산공원에 대한 개편까지 이어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진흥원)이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공간 활용 및 확충 개선 방안 연구 용역’(문예회관 확충 용역)이 최근 최종보고회까지 마치고, 보고서 발간을 목전에 둔 상태다.

문예회관 확충 용역은 대극장과 소극장, 그리고 3개 전시실을 어떻게 활용할지 예측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덩달아 주차장 같은 부대시설 활용도 포함한다.

제주도 문예회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 문예회관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문예회관 전시실은 전업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미술 작가들까지 높은 선호도를 보이면서, 100%에 육박하는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제2전시실을 3층 이상으로 높여서 전시 수용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용역에 담겼다.

꾸준히 개선 작업이 이뤄진 문예회관 대극장과 달리, 소극장은 열악한 상태를 탈피하지 못했다. 용역은 70석에 불과한 소극장 규모를 160석 이상으로 늘리는데, 위 보다는 아래 쪽으로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에 힘이 실렸다. 

주차장은 현재 123면에서 200면 정도로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제 방문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자 유료화를 도입한다.

도립무용단 건물은 마른 수건 쥐어짜듯 내부 개선으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에 도달한 만큼, 새로 짓는 게 바람직하는 의견이다. 이 밖에 진흥원 조직 운영에 대한 개편 등도 용역 결과에 담길 예정이다.

정확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문예회관 확충 용역에는 시설 개선이 상당부분 포함된 만큼 필요한 예산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을 고려해 일부 개선하는 방향보다는 한꺼번에 공간 전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진흥원은 최종 결과가 공개 되는대로 도청과 협의해, 예산과 계획 수립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예회관 확충 용역과 함께, 신산공원의 한 축을 차지하는 민속자연사박물관과 관련한 용역도 진행 중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제주역사문화기반 구축 계획 수립 용역’(제주역사문화기반 용역)이다.

제주역사문화기반 용역은 오영훈 지사의 공약인 가칭 ‘제주역사관’을 건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제주역사관을 중심으로 민속자연사박물관, 삼성혈, 신산공원 전체까지 묶어 ‘역사문화지구’로 조성한다는 목표다.

해당 용역은 내년 5월이 종료 시점으로, 민관 추진단까지 꾸리면서 절차를 밟고 있다. 제주역사문화기반 용역은 기본 방향을 살펴보는 과정이며, 용역이 끝나는 5월 이후로는 보다 상세한 구상을 만드는 용역으로 이어진다.

제주역사관이 들어설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역사관이 들어설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역사관이란 유의미한 공간을 새로 만드는 만큼 지역 문화계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제주역사관에 대한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최근 제주도의회에서 있었다.

지난 10월 16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재 기존 민속자연사박물관 건물을 존치한 채 (제주역사관) 신축이 가능하냐”는 정민구 의원의 질문에,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 언급된 ‘신축’은 현재 특별전시관 건물을 증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별전시관은 전시실 겸 강의실로 쓰고 있다. 박찬식 관장은 “탐라 시대와 함께 제주의 줄기를 찾을 수 있는 해양문명사, 근현대사, 도시사 등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박물관이 없다”면서 제주역사관이 이런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정민구 의원은 “자연사박물관과 제주통일관을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제주역사관을 건설하는게 맞다고 본다. 주차장은 지하 주차장까지 조성하면서 큰 규모로 접근하는게 필요하다는 바람”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신산공원 지도. / 사진=비짓제주
신산공원 지도. / 사진=비짓제주

문예회관, 민속자연사박물관 등 신산공원 내 시설에 대한 새로운 활용 계획들이 속속 나오면서, 신산공원 전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산공원은 1952년 3월 공원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모습은 1988년부터 갖춘 것으로 알려진다.

면적은 24만5550㎡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시민들이 애용하는 도심 공원이다. 신산공원 안에는 문예회관, 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등 기관들도 포함돼 있다. 어린이놀이터와 운동시설, 그리고 6.25참전 기념탑, 88올림픽 성화기념 조형물, 각종 조형물까지 곳곳에 세워져 있다. 자연 공간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2023년에 맞게 공원의 정체성을 재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서 제주역사문화기반 용역 관계자는 “오늘 날 도심 공원의 가치는 점차 중요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공원 곳곳의 공간 콘텐츠들은 각각의 의미에 따라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7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를 피할 수 없는 만큼, 공원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방향까지 행정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