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매년 30억 투자 계획...내년 예산 고작 1억원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된 제주밭담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된 제주밭담

2014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제주밭담에 대해 제주도가 중장기계획을 통해 324억원을 투자해 보전·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10%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24년 밭담 관련 예산은 1억원에 불과, 세계중요농업유산 10주년을 맞아 제주도가 아예 신경쓰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강연호)는 15일 제422회 제2차 정례회 회기 중 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농축산식품국, 농업기술원, 축산진흥원, 동물위생시험소 소관 2024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사했다. 

박호형 의원은 "제주밭담이 2014년 4월1일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며 "제주밭담에 대해 단기계획으로 2015년까지 10억원이 투입되고, 2016년부터 중장기계획으로 국비와 도비 324억원을 투자하게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주밭담의 중요성을 세계가 인정하고, 밭담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제주도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2016년부터 매년 30억원 가까이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2024년에는 28억6000만원이 투입돼야 하지만, 실제 편성된 예산은 1억원으로 3.5%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여기에 10년 동안 밭담 보전관리에 74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고, 지역 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39억원, 밭담길 보전지역 8개 마을에 2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8개 마을에 혹시 지원되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문경삼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마을별로 지원되는 건 없다"고 답변했다. 

박호형 의원
박호형 의원

박 의원은 "밭담 전승 정책 예산이 전혀 반영이 안되고 있다. 특히 밭담을 주제로 한 마을에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입한 금액이 10%도 안된다"며 "2025년 마감인데 324억원 중 8년 동안 예산집행률은 10% 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받고 난 이후에 제주도의 역할이 무엇이고, 관련 부서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문 국장은 "지적 겸허히 잘 수용하겠다. 예산을 요구했지만 결론적으로 내년에 밭담축제 예산만 편성됐다. 밭담축제도 당초 요구한 예산의 절반 밖에 안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국비 매칭이 3년동안은 진행되지만 제대로 안되고 있다. 내년에는 국비도 확보하지 못했다"며 "10년 장기계획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데 도정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얼마 전에 제주 해녀도 세계어업유산에 등재됐다. 해녀도 굉장하게 계획을 세우고 나중에는 흐지부지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문 국장은 "도정의 의지는 분명한 데 예산이라는 게 우선순위에 밀려서 적은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국비확보에도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박 의원은 "밭담 축제도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어든 이유가 재정평가에서 미흡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졌다.

문 국장은 "재정평가가 70점이 보통인데 밭담축제는 69점으로 미흡 평가를 받아 예산이 반토막이 나버린 상황"이라며 "성과지표 자체가 부적정한 부분이 있었고, 여러가지 사업 추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제시, 사업 후 피드백 부분이 미흡했다. 행정 내부에서 반성할 부분"이라고 잘못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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