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예산안 심사...문광위 “제주비엔날레 개선·발전 필요”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사진)이 임기 마지막 날, 제주도의회에 출석해 내년 제4회 제주비엔날레 예산 확보를 요청했다. / 사진=제주도의회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사진)이 임기 마지막 날, 제주도의회에 출석해 내년 제4회 제주비엔날레 예산 확보를 요청했다. / 사진=제주도의회

이나연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임기 마지막 날, 내년 미술관 예산안 심사를 위해 제주도의회에 출석했다. 이나연 관장은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에서 국제 현대미술을 만날 유일한 창구”라면서 내년 제주비엔날레 예산 확보를 도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관광교류국, 세계유산본부, 문화예술진흥원, 민속자연사박물관, 한라도서관, 도립미술관, 돌문화공원관리소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이날 회의장에 참석한 이나연 관장은 임기 종료일(11월 18일)을 하루 앞두고 있다. 지난 3년 간 도립미술관장으로서의 업무를, 2024년 예산을 결정하는 의회 심사로 마무리하는 셈이다. 

문광위 의원들은 그동안 도립미술관을 이끈 이나연 관장에 대한 격려와 함께, 제주비엔날레 발전·개선 방안을 저마다 제시했다. 

격년제 국제 미술행사인 제주비엔날레는 내년 4회를 앞두고 있다. ▲2017년(1회) ▲2021년(2회) ▲2022년(3회)까지 총 세 차례 열렸다. 2회 행사는 코로나19 유행 등의 영향으로 사전 프로그램 정도에서 그친 바 있다. 3회 행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이란 주제로 열렸다. 사실상 두 번째로 봐도 무방한데, 기대와 우려 속에 무난한 평가와 함께 관람객 7만3574명을 불러 모았다.

양영식 의원은 “3회 비엔날레를 정리해본 결과, 도민 참여가 무척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도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비엔날레는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인숙 의원도 “전국적으로도 제주도민 사회 안에서도 아직 제주비엔날레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립미술관이 최근 진행한 ‘제3회 제주비엔날레 성과평가 설문조사’에서, 제주비엔날레에 대한 인지율은 도민 46.8%, 문화 예술 관계자 62.7%로 나타난 반면, 관람 경험률을 묻는 질문에는 도민 3.1%, 문화 예술 관계자 94.1%로 매우 큰 격차를 보였다. 

내년 제4회 제주비엔날레 관람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도민 52.9%, 문화 예술 관계자 94.1%로 긍정 답변이 모두 과반수를 넘었다. 설문조사는 만 19세 성인 제주도민 1000명과 제주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 관계자 2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나연 관장은 “의원들이 준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향후 발전 방안으로 삼겠다”면서 “비엔날레는 기본적으로 현대미술의 장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현대미술이 많이 난해하다는 지적은 미술관이 (보다 쉽게 해석해 보여주도록)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비엔날레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도민 참여 프로그램을 더 개발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도민들이 도외나 해외로 가지 않는다면, 제주비엔날레는 제주에서 (국제적인)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라면서 “내년 4회 비엔날레 예산을 증액시켜주신다면 프로그램을 더 확대하겠다”고 당부했다. 

도의회에 제출된 내년 제4회 제주비엔날레 예산은 11억원 수준으로, 도립미술관이 최초 구상한 예산은 19억원이다.

한편, 신임 도립미술관장은 이종후 작가로 알려졌으며, 곧 신원조회가 끝나는 대로 임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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