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자위 새해 예산안 심사...한권 의원 '롤러코스터'식 예산편성 지적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한권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한권 의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의소리

민선8기 제주도정 들어 한 해 살림을 좌우하는 예산안 편성이 흡사 '롤러코스터'를 타듯 연속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은 17일 '2024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안'을 심의하며 제주도정의 예산편성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한 의원은 "내년도 예산 편성 결과를 보면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이 2393억원 감소하며 일반회계 기준 전년 본예산 대비 1.01% 감소하는 마이너스 편성이 이뤄진다"며 "세입의 감소는 내년도 예산에만 영향을 미치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 예산을 편성하며 (재정안정화)기금 등 여유자금을 끌어쓰다보니 당장의 예산은 규모가 증가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내후년에는 정말 돈이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제주도정이 이에 대한 대비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답변에 나선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기금을 끌어다쓰고, 지방채도 발행했지만, 과거에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도로나 공원 등의 사업에 따라 (지방채를)3000억원씩 발행했다"며 "발행과 상황에 대한 계획은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으며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한 의원은 "어쨋든 이런 상황에서는 수입은 늘리고 지출은 줄여야 하지 않나"라며 "세입 측면에서 보면 체납관리 강화, 추가적인 수입 확보 방안이 강구돼야 하고, 세출 측면에서는 지출 구조조정이나 대규모 투자 사업의 시기 조정, 보조사업 정비 등의 대비가 돼야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선8기 제주도정 출범 직후 '역대 최대 규모'로 홍보했던 2022년 1회 추가경정예산안과 달리 불과 1년여 만에 편성된 2024년 새해 예산안은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예산 편성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2022년 1회 추경안은 8510억원이 증액되며 두 차례의 추경으로만 1조3961억원이 증액하는 과감한 예산 편성을 실시했지만, 2024년도 본예산은 전년대비 증가율이 1.1%에 그치며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는 역대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한 의원은 "도민들은 2년이 채 안되는 시기에 역대 최고 예산과 역대 최저 예산을 한 번씩 경험하고 있다. 이게 과연 재정이 안정적이라 볼 수 있겠나"라고 따져물었다.

허 실장은 "이러한 세입과 세출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정부로부터 내려오는 교부세가 급감했다는 원인이 있다"고 답했지만, 한 의원은 "외부적 영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도민들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5년 단위로 재정 여건을 전망하는 중기지방재정계획도 들쑥날쑥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지난해까지 8.0%였던 투자 가용 재원의 연평균 신장률은 내년에는 3.7%로 4.3%포인트 뚝 떨어진다. 투자 가용재원이 2023년 전망치 대비로 2025년에는 8000여억원이 감소하고, 2026년에는 1조1582억원, 2027년에는 1조8053억원이 감소하게 된다.

허 실장은 "평가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다"면서도 "다만 재정자립도 33.3%인 지자체가 보통 교부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감히 얘기할 수는 없다.정부에서 교부세가 엄청나게 삭감되면 가계부를 새로 쓸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만, 어려운 재정여건을 돌파하고자 하는 도정의 의지로 생각해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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