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눈·눈·눈] (17) 겨울에도 필요한 선글라스

우리 몸의 눈과 뇌는 가장 밀접한 신체 기관입니다. 눈의 건강이 바로 뇌 건강으로 직결됩니다.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의학칼럼 눈·눈·눈]은 그동안 잘 몰랐던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좋은 눈, 밝은 눈, 맑은 눈을 갖게 할 것입니다. / 편집자 글

겨울에는 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산에서 눈썰매를 타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그럴 것이고, 1100고지에서 편안하게 설경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사람, 조금 더 의욕이 넘친다면 눈덮인 한라산을 감상하기 위해 한라산 등반을 계획중인 분도 있을 것이다. 새하얀 설경을 감상하기 위해 한라산 등반을 계획중이라면 안전한 산행을 위해 비상식량, 방한용품 등 여러 준비물들이 있지만 눈 건강을 위해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선글라스다. 

햇볕이 강한 여름철에는 자외선차단제와 선글라스를 자주 사용하던 사람들도, 겨울철에는 자외선의 영향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자외선은 고도가 높아질수록 강해지고, 일반적인 지면에서는 약 10% 정도만 반사되지만, 하얗게 눈쌓인 곳에서는 지면에서 반사되는 양이 80% 정도로 증가한다. 게다가 자외선은 구름을 통과하기 때문에 아무리 흐린 날이라 할지라도 눈밭에서는 자외선이 반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글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은 채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타다가, 혹은 오랜 시간 겨울 산행을 한 후 발생한 안구통증이나 시력저하로 안과를 찾게 되고 이것은 광각막염 혹은 설맹(雪盲, snow blindness)이라 부르기도  한다. 광각막염의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충혈, 이물감, 건조증이 생기고 하룻밤만 자고 나면 저절로 회복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경우에는 눈을 못 뜰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눈물흘림이 지속되어 야간에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사진1. 출처=위키피디아(By Julian Idrobo from Winnipeg, Canada - Inuit Goggles,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0787841)
사진1. 출처=위키피디아(By Julian Idrobo from Winnipeg, Canada - Inuit Goggles,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0787841)

자외선 노출에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외선 민감도를 높여주는 감광성 약물(Photosensitizing drug)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감광성 약물로는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이나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을 포함하는 항생제, 건선환자에서 광선치료 시 사용하는 소랄렌(Psoralen), 피임약, 말라리아 치료와 신경안정제로 사용되는 페노티아진(Phenothiazine) 등이 있으며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특히나 자외선 차단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설원에서 주로 생활하는 캐나다 북부 및 그린란드와 알래스카 일부 지역에 사는 이누이트 부족은 오래 전부터 사슴 뿔이나 뼈, 발굽이나 나무를 깍아서 자체 제작한 눈보호대(사진1)를 착용했다. 가로로 긴 틈새는 일상 생활과 사냥에 필요한 수평 넓은 수평시야를 제공했고, 밝기를 제한하는 세로로 좁은 틈새는 얼음과 눈에서 수직으로 반사되는 빛을 차단해 주었다.

박용석 이지봄안과 원장
박용석 이지봄안과 원장

겨울철 산행 시에는 어떤 종류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을까? 미러 코팅으로 99% 가까이 자외선 차단율이 높은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겠고, 찬 바람과 눈발로부터 눈을 보호함과 동시에 안구 주변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끔, 얼굴에 밀착이 많이 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 박용석 이지봄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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