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호 회장 발간사서 “생명 존중 사상으로 현대사회 문제점 치유” 바람

AI도 시와 소설을 쓰는 시대, 아무 데나 돌 하나를 던지면 머리에 맞는 것이 문학인일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씁쓸한 요즘이다. 그런데도 ‘종이책 문화’와 멀어지는 현실을 생각할 때 꾸준히 발간되는 문학지가 있다면 그 존재를 가벼이 평가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의 메마른 마음밭을 갈아엎을 ‘혜향문학 21호’가 발간됐다. 제주 불자 문인(文人)들이 시와 수필, 소설, 평론 등을 통해 혜향(慧香)을 나누는 문학지 ‘혜향문학’은 지난 2013년 9월 창간된 이후 혜향문학회(회장 오영호)가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기적으로 발간해온 순수 문학지다.

제주 불자 문인들의 모임인 혜향문학회(회장 오영호)가 최근 발간한 ‘혜향문학 21호’. 표지 제자는 현민식 서예가가 썼다. 편집주간 강상돈, 편집위원 고은진, 김철선, 이애현, 정희복. ⓒ제주의소리
제주 불자 문인들의 모임인 혜향문학회(회장 오영호)가 최근 발간한 ‘혜향문학 21호’. 표지 제자는 현민식 서예가가 썼다. 편집주간 강상돈, 편집위원 고은진, 김철선, 이애현, 정희복. ⓒ제주의소리

최근 발간된 2023년 하반기 ‘혜향문학 21호’는 김정택 전임회장과 이애현 편집위원이 혜향문학 10년의 발자취를 묻고 답하는 특집 대담 코너로 첫머리를 꾸몄다. 

서안나, 문태준, 이명혜 시인, 그리고 유자효, 정현숙, 우아지 시조 시인과 최향숙 수필가, 오대혁 평론가 등의 옥고가 수록된 문인초대석도 21호를 만나는 독자들의 정서를 윤택하게 할 터. 

울산불교문인협회 회원들의 초대작품과 제9회 신행수기 입상작(백경화, 홍영숙, 김태연)을 읽는 재미도 문학지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번 호 백미다. 

이밖에도 시, 시조, 한시, 동시, 수필, 소설, 평론 등 금강석 같은 신심과 원력으로 써낸 회원들 작품은 이번 호의 편집을 풍성하게 했다. 

오영호 회장은 발간사에서 “2010년부터 태어난 알파 세대는 물론 1980년부터 태어난 MZ세대에 이르기까지 종이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끊임없는 독서와 체험을 바탕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고 뼈를 깎는 되새김질(퇴고)이 뒤따라야 장르를 뛰어넘는 감동과 재미를 주는 문학작품이 태어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전쟁으로 10만 명이 휠씬 넘는 무고한 시민들이 죽었고,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라며 “이런 비극을 보면서 ‘평화’라는 단어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생명 존중 사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도록 불교적 상상력을 재인식하고, 이번 혜향문학 21호가 메말라가는 마음밭을 갈아엎는데 쟁기 역할을 했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표지 제자는 현민식 서예가가 썼다. 편집주간 강상돈, 편집위원 고은진, 김철선, 이애현, 정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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