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중간지원조직 간 협력 “삶의 질 향상 기대”

지난 달 진행된 2023 제주 도시재생 주간과 공유제주주간. ⓒ제주의소리
지난 달 진행된 2023 제주 도시재생 주간과 공유제주주간. ⓒ제주의소리

지난 11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도시재생지원센터(이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2023 제주 도시재생 주간’ 개막식은 여느 행사와는 달랐다. 같은 기간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2023 공유제주주간’과 함께 열렸기 때문이다. 

홍명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사회적경제, 통합돌봄, 소통과 협력, 청소년 활동, 마을만들기, 문화 등이 다양하게 어우러져야만 도시가 살아날 수 있다”고 시사점을 던졌고, 임현정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자원순환과 돌봄, 지식과 경험, 공간의 공유 등에 제주만의 소프트파워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감안하며)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최근 제주에서는 이 같은 중간지원조직들 간 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번째 토요일 진행된 ‘만만한 원도심’.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협업했다. ⓒ제주의소리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번째 토요일 진행된 ‘만만한 원도심’.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협업했다. ⓒ제주의소리

앞서 5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번째 토요일 진행된 ‘만만한 원도심’에서는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협업해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이 원도심을 경험할 수 있도록 놀이, 투어,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공간 자원과 돌봄 기획이 결합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에게는 즐거운 돌봄 서비스의 경험을, 상인들은 ‘토요일 오전에도 이렇게 원도심이 활기찰 수 있구나!’하는 변화를 느끼게 해줬다.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 청년 활동가 양성교육인 ‘나플나플 아카데미’는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제주마을만들기종합지원센터,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했다. 대학생들은 생생하고 체계적인 현장과 실무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 청년 활동가 양성교육인 ‘나플나플 아카데미’. ⓒ제주의소리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 청년 활동가 양성교육인 ‘나플나플 아카데미’. ⓒ제주의소리

중간지원조직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성이 증가하는 사회에서 기존 행정이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전문 분야 정책과 사업 추진을 위해 탄생했다. 이들은 연결과 지원, 생태계 조성 등의 역할을 하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연구를 진행하는 제주지역균형발전지원센터, 주민주도로 마을만들기가 실질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제주마을만들기종합지원센터, 주민 중심의 상향식 도시재생 사업을 수행하는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 공동체의 건강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주민 참여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의 판을 깔아주는 제주시소통협력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행정과 주민 사이 빈틈을 채우고, 협업을 통해 제주사회를 더욱 활력있게 만드는 새로운 공공 활동가로서의 모델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칸막이를 넘고 협업할 수 있었던 것은 ‘더 나은 제주’를 위해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든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2017년부터 월 1회 실무자 회의로 시작해 공동체지원사업 합동설명회, 합동워크숍 등을 거쳐 5개 기관이 제주공동체지원네트워크를 맺고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업무협약을 통해 연계 프로그램과 각종 사업에 대한 발굴과 교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각 기관이 육성하며 역량이 강화된 주민과 공동체들의 활동은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의 일환이기도 하며, 사회적경제의 틀을 지니기도 하고, 지역균형의 효과를 내고, 사회혁신을 위한 소통협력의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탄생 배경과 행정적 구분 등으로 ‘자기 사업’만 하며 정량적 성과에 매달리는 대신 더 큰 연대로 실질적인 지역사회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이들은 지난 4일 제주도와 간담회를 통해 협업사례를 공유하고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등 정책적 건의를 위한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제주 중간지원조직들은 제주공동체지원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중간지원조직들은 제주공동체지원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항집 한국도시재생학회장(광주대 교수)은 “도시재생은 궁극적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의 개선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도시재생을 통하여 이러한 각 분야의 협력이 이루어짐으로써 삶의 질이 높아지고 풍성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연계협력을 하게 되면 최근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공공적 수요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사회적경제, 마을만들기, 지역개발, 균형발전 지원기관과 함께 함으로써 도시재생이라는 거점사업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수요자들이 함께 함으로써 집객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당연히 거점공간의 자족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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