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라디오를 들으면서 제주시에서 평화로를 경유 서귀포로 진행하다보면 경마장 부근부터 잡음이 발생하면서 수신이 안 되는데, 이때 주파수를 서부지역의 주파수로 변경하고 평화로 마지막 부근에서 다시 서귀포지역의 주파수로 변경해야 한다.

왜 그래야만 하나? 동일 주파수로 계속해서 청취할 수는 없나?

만약, 한 개의 송신소로 제주도 전역에 FM서비스 할 수 있다면 제주도 어디서나 같은 방송을 동일 주파수로 청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경우 한가운데 한라산이 위치하고 있어 최소 3개의 송신소가 있어야만 제주도민의 90%이상에게 FM방송서비스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송신소 간 동일주파수를 사용하면 혼신*이 발생하여 사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개 이상의 신호가 수신기에 동일한 신호 강도로 도달할 때 신호를 분리할 수 없어 잡음(혼신)으로 재생

그래서, 제주도는 FM방송을 크게 제주시, 서귀포시, 서부지역으로 구분하여 전송하고 있어 해당 권역을 벗어나면 FM 주파수를 바꿔야만 동일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된다.

제주도 FM주파수 현황 지도.
제주도 FM주파수 현황 지도.

FM방송을 동일채널로 전송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이 어려운 기술적 조건이 필요하다.

① 전송네트워크 시스템 기술
 - 스튜디와와 송신소간 프로그램 전송구간 지연을 시간적(도착시간)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
② 송신시스템 제어 기술
 -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변조기를 적용하여 송신기 자동 타이밍 제어 기술
③ RF(무선전송) 및 안테나 설계 기술
 - 국내 지형지물(산악, 건물)에 맞는 최적의 위치선정과 출력, 안테나 설계 구성 등 RF 설계 기술

최근 수도권에서 개국한 지역방송사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여 동일채널 FM방송(FM동기방송*)을 하는 사례는 있으나, 기존 방송사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현재 설치된 FM송신기를 전부 교체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 FM동기방송 : 방송구역이 인접 또는 일부 중첩되는 2개 이상의 FM방송국이 같은 주파수를 이용하여 동일한 프로그램을 동시에 방송하는 것

참고로 TV의 경우는 동일 채널로 시청하고 있는데 FM 동일채널 기술과는 방식이 다르다.

TV도 FM처럼 지역마다 서로 다른 채널로 전송하고 있다. 다만, TV는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TV수신기에서 안테나로 수신된 물리적 채널을 방송사별로 지정한 가상채널로 바꿔주기 때문에 시청자는 동일채널로 인식하는 것이다.

KBS 1TV의 경우 제주시 지역을 실제로는 CH 29번으로 전송하지만 시청자는 CH9번(가상채널)을 누르면 KBS 1TV를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제주도에서 FM방송을 청취하려면 지역마다 주파수를 바꿔서 청취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오창익. ⓒ제주의소리
오창익. ⓒ제주의소리

만약, 서귀포로 출퇴근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동일방송의 지역별 주파수를 순서대로 저장했다가 선택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 제주시 → 평화로 → 서귀포로 이동하는 경우
▲ KBS제2표준FM : 91.9 → 92.7 → 89.7
▲ MBC제1FM : 97.9 → 106.5 → 97.7

첨부한 주파수 표가 조금이라도 제주도민들의 FM 청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오창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주전파관리소 방송통신서비스과 주무관

 

제주도 FM주파수 표.
제주도 FM주파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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