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12일 창작오페라 공연 평가회 개최...“관악 특수성 살리는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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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는 12일 창작오페라 이중섭 공연 평가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한형진 기자

올해로 7년 동안 공연을 이어가며 전국에서도 흔치 않은 창작 사례로 손꼽히는 서귀포시 창작오페라 이중섭. 녹록치 않은 제작 환경을 고려해, 이제는 내실 있게 안정적인 방향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면서, 서귀포와 제주를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귀포시는 12일 창작오페라 이중섭 공연 평가회를 개최했다. 이중섭은 2016년 첫 선을 보인 이래, 코로나19로 쉬어간 2020년을 제외하고 매해 공연을 이어갔다. 3년 동안(2016~2018)은 연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오페레타 방식으로 공연했고, 2019년부터는 오페라로 무대에 올렸다.

서귀포시는 올해 공연은 자체 제작 공연 소품 활용, 주요 배역·제작진에 제주 인력 참여 비중 강화 등의 특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공연 진행 스텝 9명 가운데 4명(44.4%)을 제주 인력으로 수급했다. 또한 서귀포예술단을 필두로 한 제주 성악가들의 참여도 전체 출연자 17명 가운데 12명(70.6%)으로 채웠다. 2016년 초연 때부터 비교해도 비중이 가장 높다. 관악단원은 단원 전체가 연주에 참여했다. 

평가위원들은 부족한 예산, 보관 장소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꾸준한 관심으로 오페라를 제작한 사례는 전국에서도 찾기 어렵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언들을 전했다. 올해 제작비는 2억1600만원인데, 내년 제작비는 1억6000만원 정도로 줄었다.

평가위원은 이장직(서울대 음악연구소 특임연구원), 장진규(부산오페라연합회장), 현을생(전 서귀포시장), 이동호(서귀포관악단 지휘자), 최상윤(서귀포합창단 지휘자), 강창입(서귀포합창단 단무장), 김승철(서귀포관악단 단무장), 김대훈(서귀포예술단 사무장), 윤세명(서귀포시 문화예술과장) 등이다.

평가위원들은 지적 사항으로 ▲과도한 영상 활용 ▲피로감 야기하는 잦은 회상 ▲이중섭 배역에 대한 성격 고민(힘보다 섬세한 표현력) ▲관악 연주 소리가 출연진 노래 연기에 지장을 주는 문제 ▲공연 시작부터 중간 쉬는 시간, 막 전환 등 과정마다 보다 꼼꼼하지 못한 진행 ▲연출자 교체에 따라 구성, 음악이 자주 변화하며 불안정 ▲무대 위 단역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부족 ▲세트 보관 장소 부족 등을 꼽았다.

도입 검토 사항은 ▲입체적인 세트 제작 필요 ▲전체 내용 가운데 일부 발췌한 소규모 공연 개발 ▲관현악 방식 도입 ▲이중섭 아리아에 집중하도록, 다른 등장인물 아리아 최소화 ▲이야기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연극적 요소 투입 ▲오페라 기본 분량(2시간 30분) 완성하고 하이라이트 공연 등 변화 시도 ▲오페레타 방식 도입 ▲이중섭 서귀포 생활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유튜브 홍보 컨텐츠 개발 ▲연극, 뮤지컬 등 이중섭 소재 기존 작품과 묶어 이중섭예술제 개최 ▲지역 제작 인력, 예술가 비중 꾸준히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전국 유일 공립 관악단이라는 서귀포 지역 특성을 살리면서 공연을 만들었지만, 오페라 장르에 집중하면 관악이란 요소가 오히려 불편함으로 작동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최초 관악 연주에 맞게 제작한 오페레타 방식으로 “서귀포 만의 색깔을 간직한 이중섭 공연”에 집중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 경우, 극적인 요소를 추가하기 위해 여러 장르의 지역 예술인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더한다.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임 당시 이중섭 공연을 정책적으로 투자한 현을생 전 시장은 “한 공연이 지역에서 7년간 이어오는 것은 서귀포예술단, 시청 담당부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어떤 화려한 수식보다 서귀포시민들과 도민들이 아끼고 그들에게 사랑받는 공연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꾸준한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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