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남북소통 아카데미] 이해정 센터장
“대한민국 국정과제 연계 남북교류협력 필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디지털과 녹색 전환, 국토 균형발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국정과제와 연계한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발굴,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23년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7강이 13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와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주제로 이번 강연에 나서 북한 경제 현황과 남북 경제통합 효과, 남북교류협력 과제 등을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북한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등 북한학 외길만 걸어온 전문가로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이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법학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한 이 센터장은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법률자문단 법률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법무부 남북법령연구 특별분과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민주평통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환경 변화와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주제로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제주의소리
‘글로벌 환경 변화와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주제로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제주의소리

이 센터장은 “한반도는 20세기 냉전의 산물인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채 21세기 신냉전을 직면하고 있다”며 “한국-미국-일본 대 중국-러시아-북한이 맞붙는 최전방이자 신냉전의 대표 격돌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당사자 문제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에도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유엔 정신과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통일미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통일을 지향하며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4조를 따라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통일 준비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헌법 정신에 따라 국제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평화통일을 추구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는 통일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게 될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김정은 시대가 시작되면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하고 추진해오고 있다”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전략은 스스로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목표를 낮춰 정비 보강한 2021년~2025년 계획을 발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은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제재 성격이 표적에서 포괄적 제재로 변화하면서 직접적으로 경제 타격을 받았다”며 “누적되는 제재 특성상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제재를 경험하며 북한은 상대적으로 영향받지 않는 관광 부문 활성화를 목표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경제가 통합을 이룬다면 2050년까지 그 규모가 세계 5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추정치도 제시된다”며 “지난 2018년 현대경제연구원은 유라시아 경제권 확장 시나리오에 따른 2050년 통일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5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환경 변화와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주제로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제주의소리
‘글로벌 환경 변화와 남북교류협력 과제’를 주제로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제주의소리

이 센터장은 디지털 변화, 기후 변화, 지역 격차 해소 등 분야를 토대로 우리나라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 추진할 수 있는 남북 교류협력 과제에 대해 조언했다. 

디지털 변화와 관련해서는 북한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를 활용한 교육 정보화에 주력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 교육도 활발히 추진 중이라며 디지털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 중인 우리나라와 협력할 분야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 변화와 관련한 ‘녹색 전환’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 추진 중”이라며 “북한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경우 8%에서 32.25%를 추가할 수 있다는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또 “해마다 자연재해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북한은 기후 관련 대응을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중”이라며 “우리 정부의 남북 그린데탕트를 구현하는 데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볼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북한 접경 지역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협력해볼 수 있겠다. 남한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상당하다”며 “이처럼 휴전선과 상관없이 넘어오는 월경성 전염병 예방 및 공동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볼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 센터장은 “기후 변화에 따라 주요 농산물 재배 적지도 북상하고 있어 한반도 농업생산성 및 식량 안보 확보 차원의 접근도 필요하다”며 “남북이 함께 기후 변화에 맞춘 우량 품종을 개발하는 등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 균형발전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나 북한이나 모두 지역 경제 활성화, 지역간 격차 해소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지역별 산업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한반도 평화통일 강연인 남북소통공감 아카데미는 총 8강으로 진행되며 이번 강의는 7번째다.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에서 언제라도 온라인 강연을 시청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