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의 큰 별이 졌다. 제주 한림공원을 명실공히 국내 대표 관광지로 일군 창업자 송봉규 선생이 향년 93세로 오늘(14일) 오후 4시30분 별세했다. 

제주시 한림읍 출신인 고인은 1970년 일본 오사카 센디오카서 열린 엑스포에 참관하고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한림 관광단지 조성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림읍 협재리 인근 29만7000㎡ 황무지를 매입해 모래밭과 돌멩이, 가시덤불을 정비하고 야자수와 담종려, 로베리니 등 열대성 식물을 심었다.

옹포천에서 물을 길어 양동이로 물을 주며 현재의 야자수로 키워낸 일화는 유명하다. 주변 사람들이 의구심을 키웠지만 보란 듯이 황무지를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1971년 길이 109m의 협재굴을 공개하고 1983년에는 길이 400m의 쌍용굴까지 민간에 개방하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후 정원과 민속마을도 들어섰다.

1980년부터는 제주 신혼여행 필수 방문지로 유명세를 날렸다.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수상 등 저명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고희를 맞은 2000년에는 재암문화재단을 설립해 20년 넘게 장학사업과 재암문화상, 공익사회단체에 총 25억원 가까이 지원함은 물론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업가정신을 몸소 실천했다.

2008년에는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에 선출되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섰다. 올해 제8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1월 27일 제주 천연기념물 보호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아 ‘제주 그린어워드 2023’ 시상식에서  헤리티지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은 살아 생전 사회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제21대 제주도관광협회 회장을 맡아 제주관광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995년는 제5대 제주도의회 의원(신한국당 비례대표)로 정계에도 진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빈소는 부민장례식장 제2분향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16일(토) 낮 12시부터 가능하다. 장례미사는 18일(월요일) 오전 10시 동광성당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