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97) peace

peace [piːs] n. 평화
평화, 노력으로 직허여사 허는 거
(평화, 노력으로 지켜야 하는 것)

평화는 스스로 보존(preservation)되지 않는다.  / 사진=픽사베이
평화는 스스로 보존(preservation)되지 않는다.  / 사진=픽사베이

peace의 인도유럽어족 어원 pag-는 “묶다(=to fasten)”라는 뜻을 지닌다. 인도유럽어족의 일파인 라틴어에서는 pacisci란 형태로 “계약하다(=to covenant or agree)”라는 뜻을 지니지만 양자 간 의미상의 큰 차이는 없다. 넓게 보면, 평화란 ‘서로가 함께 묶는 것(binding together)’이고 ‘계약(treaty or agreement)을 통해서 서로가 함께 묶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평화가 정착되면 전쟁이 종식될 거라 기대해왔다(people have been expected the war to end once peace is established). 마치 원하는 욕구(needs)가 채워지면 만족(satisfaction)이 지속될 거라 기대하는 것처럼. 그러나 이는, 전쟁이야말로 문명의 탄생 이전부터(even before the birth of civilization) 인간이 끊임없이 겪어 온 경험의 일부이며 어떻게 보면 전쟁이 평화보다 훨씬 더 일반적인 상황(normal circumstance)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결과이다. 오죽하면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가 전쟁을 “만물의 아버지(the father of all things)”라고 했겠는가.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저질러 온 과오(the mistakes that mankind has made over many years)는,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노력(active efforts)과 현명한 전략(smart strategy), 많은 희생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간과(overlook)해왔다는 사실이다. 평화는 자연스럽고(natural) 전쟁은 탈선적(excursive)이라는 고정관념(fixed idea)으로 인해, 평화 시에는 앞으로 일어날 전쟁의 가능성을 게을리 다루었고 그러다 보니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노력마저도 종종 방해를 받아 왔던 것이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국지전(local war)들은 더 이상 국지전에 머무르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을 통해서 보았듯, 그 영향(influence)과 여파(aftereffect)는 이내 전 지구촌으로 번지면서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새로운 불씨(source)가 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이런 분쟁들을 다른 나라의 일로만 받아들이는 성향(tendency)이 많지만, 하루빨리 그런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영국의 철학자 홉스(Hobbes)가 인간의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The war of all against all)”이라 보았듯이, 그런 투쟁이나 분쟁을 야기하는 대립(opposition)과 갈등(conflict)은 이제 우리 사회에도 만연해있기(prevalent) 때문이다, 

그렇다, 평화는 스스로 보존(preservation)되지 않는다. 성 프란치스코(Francesco)의 ‘평화를 위한 기도(prayer for peace)’에서처럼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으려고 서로가 함께 노력하는 만큼 보존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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