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4~고3 대상 5만명 대상 실태조사, 2022년보다 학교 폭력 피해 소폭 증가

제주에서 학교 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답변이 소폭 증가했다. 언어폭력은 줄었지만 신체폭력과 집단따돌림은 늘어났다.

제주도교육청(교육청)은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만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4주 동안 온라인으로 실시했으며, 조사 대상 학생 중 5만207명(참여율 83.2%)이 참여했다. 16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다.

언어 폭력 비중 높지만, 신체폭력-집단 따돌림 늘어나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2.9%(1435명)로 나타났다. 지난해 1차 조사와 비교할 때 0.3%p 증가했다. 학교 별로는 초등학교 6.0%, 중학교 1.7%, 고등학교 0.5%로 나타났다. 지난해 1차 조사 대비 초·중·고등학교에서 각각 0.3%p, 0.5%p, 0.2%p 증가한 수치다.

응답 건수(중복 포함)를 기준으로 학교폭력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36.9%), 신체폭력(16.3%), 집단따돌림(15.9%)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언어폭력은 4.9%p 감소했는데, 신체 폭력과 집단따돌림은 모두 1.9%p씩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 발생 장소는 학교 안(73.5%)이 학교 밖(26.5%)보다 높았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 안 ▲복도·계단 ▲운동장·체육관·강당 등의 순이다. 학교 밖에서는 공원, 놀이터, 골목, 사이버공간 등의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학교폭력 피해 후 알린 대상은 보호자나 친척, 학교 선생님 순이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다는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조사는 세부적인 질문 문항이 추가됐다. 사이버폭력 유형 응답 건수는 사이버 언어폭력이 36.7%로 가장 많았고, 사이버 따돌림 15.5%, 사이버 명예훼손 13.8%가 뒤를 이었다.

초등학교 높은 이유? “학교폭력 민감도 높아”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중 가해 이유 건수 기준으로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32.4%)가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뒤 ‘피해학생을 위로하거나 도와주었다’(34.5%), ‘가해학생의 행동을 말렸다’(19.1%), ‘주변 어른들(보호자, 선생님, 학교전담경찰관 등)에게 알리거나 신고했다’(15.6%) 등 긍정 행동을 한 학생의 비율은 69.2%이다.

교육청은 피해 응답률이 초등학교가 가장 높고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낮은 결과에 대해 “매년 같게 나타난다. 초등학교의 경우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저학년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거친 언어, 사소한 괴롭힘도 학교폭력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또한 “실태조사 적용 기간이 2022년 9월부터로 초등학생의 경우는 이미 해결돼 현재 문제가 되지 않는 사안(상담, 화해, 갈등 조정 등으로 해결) 또는 기처리된 사안(학교폭력으로 접수되어 심의위원회 개최나 학교장 자체 해결 사안)을 응답한 경우와 복수 응답이 허용돼 하나의 사안에 여러 개의 피해 유형에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코로나 시기 2년간 대면접촉의 감소로 발생한 사회성·공감 능력 부족이 부정적인 감정과 폭력으로 표출되고 전자기기를 이용한 사이버공간 및 인터넷 게임 공간 등에서의 활동량 증가, 사이버상의 거친 언어 사용 습관, 사이버상의 갈등이 실생활로 연장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파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 자체 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후속조치를 하도록 안내했다. 또한 유사 사안 발생 예방을 위한 예방교육 실시 및 대책을 수립하도록 안내했다.

또한 “교과연계 어울림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바른 언어 사용 및 또래 간 갈등 상황 시 공감과 소통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관계중심 생활교육을 계속 확대하겠다”면서 “이와 더불어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체 구축을 목표로 하는 회복적 생활교육 선도학교 3교 운영, 학교 구성원 간 모두의 학교를 위한 ‘학교생활 책임규약’ 및 학생 심리안정 지원을 위한 사회·정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폭력 예방 선도학교 8교를 운영하고 유관기관 및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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