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선흘초 생태교육, 학생마음건강센터 성과...임기 끝날 때까지 소통 노력”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이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 체제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인상 깊은 성과는 생태교육, 학생마음건강센터, 그리고 소통을 꼽았다. 특히 자타가 손꼽는 소통은 “결과가 서로 만족해야 소통이 되는 것”이라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광수 교육감은 새해를 앞둔 지난 12월 28일 언론 인터뷰에서 고교 체제개편 방향을 묻는 질문에 “고교체제 개편 연구용역은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혼자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보다, 주위 참모들과 결정하는 것 보다 용역팀에서 소통한 부분이 전문성도 있고 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 고교 체제개편 사안에 있어 가장 핵심은 신제주 지역 여학교를 중심으로 한 학교 배치의 치우침, 구제주 쪽으로 치우친 학교를 신제주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여부”라고 꼽았다.

예술고, 체육고 등 고교체제 개편 연구용역들 상당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김광수 교육감은 신중한 뉘앙스를 내비쳤다. 그 이유로 “타 시도 예술고, 체육고는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는 고민이 있다. 거기에 저도 부담을 가졌다. 앞으로 제주도 학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또 한 가지 복병은 금년 초만 해도 걱정 안하던 부분인데, 바로 재정이다.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제한 때문에 조속히 하겠다는 말씀을 감히 못 드리고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예술인, 체육인들 80% 이상이 예술고와 체육고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막상 보니까 신설은 말이 안된다. 허가가 나올 수가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꼽으면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전환이다. 전환 자체도 당장 2~3년, 4~5년은 학생이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는 과연 필요한가, 어쩌면 지금 함덕고·애월고 상태가 맞는 게 아닌가라는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고민을 내비쳤다.

다만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유·초·중·고등학교에 대한 전체 체제개편이 필요하다”며 “가령, 신입생 한명도 없는 초등학교도 생겨났다. 이대로 가만있으면 안 된다. 이런 것에 대응하는 전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꼭 고교만이 아니라 중학교 혼성·단성 문제도 마찬가지다. 제주 전체 192개 학교에 관한 전체적인 진단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교육감은 “지금 어떻게 하겠다는 말씀을 지금 당장은 못 드리겠다”면서 “하지만 결과를 제 임기 중에는 해야 할 것 같다. 지금 같은 학생 수가 10~20년 유지되는 상황이 아니다. 다가오는 현실이다. 미래에 맞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제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3년 잘한 정책에 대해서는 선흘초를 포함한 생태교육, 학생마음건강센터, 소통 등을 꼽았다. 김광수 교육감은 “1번은 역시 소통”이라면서 “소통의 기본 요건은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눈높이가 맞아야 하고, 합의가 돼야 한다. 소통이 곧 생활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정한 소통 키워드는 지금도 후회하지 않고 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 사람을 만나기만 해서 소통이 되는 게 아니다. 결과로 서로 웃어야 소통이 되는 거였다”고 강조했다.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다음은 질의응답 전문

Q. 2023년 교육행정 소회(한 해 성과와 아쉬운 점)와 2024년 신규·역점사업은?

A. 제주교육은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력 향상, 그리고 디지털 교육 기반 마련 등 미래교육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안전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꾸준하게 제주형 교육복지 사업을 확장하여 학생 맞춤형 교육복지 수혜율이 100%로 전국 최고를 자랑할 만큼 선진적 교육복지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가시책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7개 지표에서 모두 최우수 등급 평가를 받았으며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은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도내 192개 모든 학교를 방문하면서 학교와 적극적인 소통을 하였으며 학교 시설 및 인력지원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쉬운 점은 국가와 교육청의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학교의 의견을 모두 수용하여 주지 못한 점이다. 하지만 여건을 잘 살펴보면서 학교 현대화시설 등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려고 한다. 2024년 제주교육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 활성화 ▲체계적 진단 및 맞춤형 관리를 통한 학력 향상 지원 강화 ▲학생의 안정적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학교 안전 내실화 ▲교육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미래형 교육환경 조성 등 4대 과제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 이와 함께 제주형 늘봄학교 운영으로 양질의 돌봄 서비스와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제공하겠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디지털 학습환경을 위한 기반을 차질없이 갖추고 한국어 학급, 징검다리 과정 운영 등 다문화학생과 가정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제주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


Q. 예술고, 체육고, 신제주권 중고교 신설·전환 용역이 마무리 단계고 특성화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요구도 있다. 현재까지 나온 용역 결과 구체적인 방향성은 제시되지 않았는데, 고교체제 개편 밑그림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A. 연구용역에서 구체적인 방향은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다만 연구용역 결과가 최종 정책 결정 사항은 아니므로, 연구용역 진행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과 해결 방법, 제안 내용 등을 반영하여 구체적인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고자 한다.

우선 내년 초에 고교체제 개편과 관련한 의견수렴의 대상과 방법, 고교체제 개편 시안 마련 등 일련의 과정이 포함된 ‘고교체제 개편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고교체제 개편 추진단을 구성해 고교체제 개편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나갈 예정이다.

고교체제 개편 의견은 학생, 학부모, 교사의 설문조사와 도의회, 학교관리자, 동문, 고교체제 개편 관련 연구 용역진, 교육단체 등과 직접 면담을 통하여 수렴하고자 한다. 또한 전문가 토론과 학생 토론, 도민 토론 등을 거쳐 고교체제 개편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Q.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에 대해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예상하는 문제점과 제주도교육청의 역할 및 대응 계획은?

A. 정부가 2025년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영유아 교육·보육시스템을 통합(유보통합)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유보통합 관리체계 일원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격차 완화, 이관 업무·재정 통합, 이관 인력의 정원 등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실정이다. 우선 안정적으로 유보통합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금 외 특별회계 신설 및 지자체 예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의 재정 운용으로는 초중등교육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제주도청의 영유아 보육 업무 담당자가 우리 교육청에서 이관 업무를 담당할 수 있어야 하며, 도청 해당 부서 직원 대상 전입 수요 조사가 필요하고, 파견 시 인센티브 부여 등의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 교육청은 무엇보다 유치원 및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갈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 우리 교육청과 제주도청과 협력해 ‘제주유‧보통합추진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으며 추진단을 통해 영유아 보육 업무 이관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또한 자체적으로 유보통합 담당 운영팀을 구성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및 조례 개정, 영유아 보육 업무 이관 및 후속 조치를 추진해 나가갈 예정이다.


Q. 2023년 교육계 가장 큰 화두는 ‘교권’이었다. 제주도교육청의 교권보호 대책은 현재 어떻게 마련돼 있으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A. 교육활동 보호는 아무리 지나쳐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 8월 31일 ‘교육활동 보호 종합 지원방안’을 발표한 이후 교육활동보호를 담당할 변호사와 교육활동보호센터 전담인력도 채용했다. 또 민원대응팀 구성, 학부모 민원상담실 설치와 녹음 및 녹화시스템 설치, 교원 대상 아동학대 조사와 수사 시 '교육감 의견서' 제출, 법률상담과 치료지원 등 교육활동 침해 예방과 사안 처리 그리고 피해교원의 회복 지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는 교원지위법 개정에 따라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해 ‘교원배상책임보험’ 가입으로 교육활동 침해 피해교원에 대한 치료와 상담비 지원, 소송 비용 지원, 분쟁조정 서비스 등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교육 본청 또는 교육지원청의 통합민원팀을 통해 대응하고, 오는 3월 28일부터는 교권보호위원회를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여 사안처리의 전문성과 공정성 그리고 학교업무 경감을 지원하겠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 간 소통프로그램 강화와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교육을 강화하여 선생님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또한 교육부가 학생·교원·보호자의 권리와 책임을 담은 조례 예시안을 마련해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는데, 학생인권조례 개정 방향과 계획은?

A. 교육부에서는 각 시‧도교육청이 조례 예시안을 참고해 기존 조례의 개정 또는 신규 제정 등 지역 여건과 상황에 맞게 활용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우리 교육청에서는 기존 학생인권조례에서 학생의 권리 부분을 삭제하거나 개정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만약 학생인권조례를 개정한다면, 기존의 학생인권조례에서 학생의 책임과 의무(제4조)를 일부 보완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Q.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 준비상황은?

A.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우리 교육청에서는 2021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준비학교 운영을 통해 단계적으로 꾸준히 이행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찾아가는 설명회, 박람회 개최, UCC 공모전 개최, 리플릿, 워크북제작 보급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또 선택과목 다양화를 위해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고교-대학연계 공동교육과정을 계속 운영, 지원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진로학업 능력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우리교육청은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도입과 정착을 위해 제반여건을 구축하여 추진하고 있다. 2023년 4월 고교학점제 지원센터를 구축해 정책수립 및 학교지원을 총괄하고 있으며 올해 9월에는 온라인학교가 개교될 예정이며 온라인지원센터 홈페이지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상 사전 질문)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김광수 교육감이 지난해 12월 28일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교육청

Q. 단설유치원 설립 계획은?

A. 월랑초에 준비하고 있다. 학급 증설은 안하겠다는 전제가 있다. 현재 있는 병설유치원을 단설로 접근해보려고 한다. 교육 과정이나 학생 교육의 질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시범적으로 해보려고 한다.


Q. 국제학교 신규 설립이 논의 중인가?

A. 미국 애틀란타에 있는 꽤 괜찮은 학교라고 보고 받았다. 풀톤 사이언스 스쿨이라고 들었는데, 그 학교가 제주에 분교로 오겠다고 해서 신청한 상태다. 현재 심의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Q. 고교 불법촬영 사안 대처는 잘 되고 있나?

A. 대처에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현재 감사 중인 부분도 있다. 교육국장이 중심으로 나서서 대화도 하고 있다. 큰 틀에서 곧 방학이고 졸업식인데, 내년 3월에 제가 할 수 있는 인사이동이나 그런 것을 통해서 학교를 새로운 분위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선생님들 심경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교장도 따지고 보면 피해자다. 안타까운 이야기다. 트라우마 치료 같은 부분은 제가 아끼지 않고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시설적인 측면에서 방지하거나 할 수 있는 부분은 뭐든지 고민해보겠다. 그럴 정도로 속상하다.


Q. 끝으로 새해 인사말을 전해달라.

A. 항상 성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항상 스스로 되돌아보고 있다. 내년 갑진년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 운명을 달리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안타까운데 그런 부분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더 애써보겠다. 성원 해주시는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상 현장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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