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돌담 창단공연 ‘배비장전’

제주 극단 돌담 창단 공연 ‘배비장전’의 무대 인사 장면. ⓒ제주의소리
제주 극단 돌담 창단 공연 ‘배비장전’의 무대 인사 장면. ⓒ제주의소리

원로배우 최종원, 한국연극협회 수석부이사장 박현순 등이 모여 제주에서 만든 극단 돌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31일까지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선보인 돌담 창단 작품 ‘배비장전’은 이우천 대표(극단 대학로 극장)가 연출·각색을 맡았다. 핵심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전국 연극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다.

돌담 연극 ‘배비장전’은 연출 설명대로 “빠른 템포의 흐름과 현대적 감각의 말투, 배우들의 집단 앙상블”이 잘 어우러졌다. 장면 장면마다 웃음을 유발하는 유쾌한 마당극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배비장전’은 제주은행, JDC, 애월스테이인제주, 제주가구수리 서비스센터의 후원·광고와 함께 제주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가 극단 후원회장으로 나서서 축하 인사를 전하는 등 기존 제주 연극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빵빵한 지원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관람료는 지역 공연 전체를 감안해도 높은 수준인 3만원이다. 지극히 소박한 무대와 소품을 고려할 때 제작비 상당 부분이 인건비에 투입됐다고 짐작할 수 있다. 돌담은 ‘배비장전’으로 2024년 서귀포시 공연과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1950년생 원로 배우 최종원이 제주살이 중에 극단을 만들고 활동하는 시도를 두고, 유명 배우를 볼 수 있다는 반가움과 제주 연극의 저변을 넓힌다는 긍정적 인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배비장전’은 11일 간 이어진 공연 기간 동안 많은 관객이 찾아오며 나름 흥행을 거뒀다.

다만, 일각에서는 후원, 관람료 등을 고려해 타 지역 연극인들이 제주에서 수익 활동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최종원이 주연을 맡은 지난해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 기획공연 연극 ‘마술가게’에서도 과도한 제작비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민간 극단 창단 공연에 공기업, 금융기관 등이 후원하는 모습은 제주에서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무대 안이나 바깥이나 극단 돌담에 대한 관심은 ‘최종원’이라는 인물의 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극단 돌담 최종원 대표는 인사말에서 “경험과 지혜를 모아서 제주를 위해, 제주 연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포부를 남겼다.

부담없이 웃을 수 있는 공연으로 제주 관객들을 공연장에 불러 모으는 것, 나름 의미가 있다. 다만, 최종원·박현순 등 중량감 있는 전국구 연극인들이 앞으로 제주 연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가벼운 공연에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연 이상으로 제주 연극 발전을 위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기대하며, 향후 극단 돌담 활동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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