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을 하얗게 뒤덮은 흰 알갱이의 정체는?

지난 4일 제주도청 신문고에 올라온 사진. 제주시 연동 상여오름 정상 부근에 흰 알갱이가 눈처럼 쌓여 있다.

제주의 한 오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알갱이로 뒤덮이면서 행정당국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지난 4일 제주도청 신문고에는 ‘제주시 연동 상여오름 확인 부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민원인은 “상여오름 정상에 스프레이형 스티로폼이 오름을 덮고 있다”며 “쓰레기를 버린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실제 5일 오후 1시께 찾은 상여오름 정상에는 곳곳에 흰 알갱이가 흩뿌려져 있었다. 약 1m 높이 소나무는 흰눈이 소복이 쌓인 것처럼 온통 흰 알갱이로 뒤덮인 모습이었다.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으며 알갱이 표면은 시간이 지나 마른 듯 딱딱하고, 속은 솜사탕처럼 만지면 가루로 부서졌다.

지난 4일 제주도청 신문고에 올라온 사진. 제주시 연동 상여오름 정상 부근에 흰 알갱이가 눈처럼 쌓여 있다.
상여오름 정상 부근에 있는 소나무가 흰 알갱이로 뒤덮인 모습. ⓒ제주의소리
상여오름 정상 부근에 있는 소나무가 흰 알갱이로 뒤덮인 모습. ⓒ제주의소리

상여오름은 높이 245m, 비고 60m로 쉽게 정상에 다다를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이 험해 찾는 이가 많지는 않다.

다만 이날 현장에서는 흰 알갱이가 뿌려진 이후에도 사람이 오간 듯 땅을 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한 농업 전문가는 비료의 한 종류인 붕산 가루를 살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붕산은 작물 성장, 발달에 필수적인 붕소를 함유한 식물 영양소로, 냄새와 색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제주 오름의 경우 말굽형 분화구가 많아 정상에서도 농사를 짓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의견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알갱이 성분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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