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 지난해 예술경영지원센터 우수공연 선정
전국 각지 공연기획자들 호평...“극 재미, 감동 모두 잘 잡은 수작”

제주에서 탄생한 4.3 창작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이 전국 공연기획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역사적 소재의 무게감을 극복하고 극의 재미와 감동의 양면을 모두 잘 잡아낸 수작”이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동백꽃 피는 날’은 지난해 말 예술경영지원센터(센터)가 주관한 공연유통활성화 프로젝트 ‘공유생―리:바운드’(리바운드)에 참여해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으로, 예술 유통 활성화와 예술기관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리바운드는 지난해 센터가 처음 시도한 사업이다.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 유통 생태계 구축’이란 목적으로 “지역의 우수작품이 전국으로 유통될 수 있는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다. 

'동백꽃 피는 날' 리바운드 공연 포스터.  
'동백꽃 피는 날' 리바운드 공연 포스터.  

마당극, 무용, 세미 오페라, 클래식 음악극, 연극, 뮤지컬 등 각 지역에서 만들어진 공연 작품들이 9월 7일부터 10월 15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했다. 제주에서는 ‘동백꽃 피는 날’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리바운드 관람객은 일반 관객 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연기획자를 비롯한 예술계 관계자들도 모니터링단으로 참여했다.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은 서귀포관악단원으로 활동하는 김경택이 작곡, 서울 대학로에서 활동해온 연극인 김재한이 연출, 김지식이 글을 쓴 작품이다. 깊게 박힌 4.3트라우마를 공동체의 노력으로 보듬자는 메시지, 감동과 재미가 균형있게 모아진 극작-연출, 빼어난 음악이 어우러진 수작으로 호평 받는다.

지난 2021년 서귀포에서 쇼케이스와 초연을 가졌으며, 2022년 서울 대학로에서 한 달 동안 장기 공연도 진행했다. 지난해는 서귀포예술의전당이 기획·제작하면서 4월 1일 서귀포에서 두 차례 공연을 열었으며, 경기아트센터 주최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도 공연했다

리바운드 모니터링단 평가는 작품의 완성도와 타 지역 관객 개발·유통·확산 가능성으로 나눠서 이뤄졌다. 모니터링단은 ‘동백꽃 피는 날’에 대해 후한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리바운드 모니터링단이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을 관람하고 남긴 소감과 평가들. ⓒ제주의소리
리바운드 모니터링단이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을 관람하고 남긴 소감과 평가들. ⓒ제주의소리

“매끄러운 연출, 작품의 완성도가 높으며 배우들의 연기, 노래 등이 뛰어남”

“극의 재미와 감동의 양면을 모두 잘 잡아낸 수작”

“4.3을 다루고 있는 여러 공연 사례가 있는데, 뮤지컬만의 재미와 연극적인 요소, 전통 혼례 등의 색다른 장면, 모든 배우가 여러 배역을 소화하는 장면 등 역사적인 사실을 제외하고서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

“작품 규모와 형식이 대다수 중소형 공연장에서 실연 가능하기에, 향후 중·장기 공연 유통의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

특히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관객 개발을 하면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4.3을 알릴 수 있고,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청소년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확장성까지 높이 평가했다.

모니터링단은 초청 공연 가능성까지 타진할 만큼, ‘동백꽃 피는 날’이 공연으로서 지닌 가치를 인정했다.

공연을 관람한 남양주시청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구리남양주 교육지원청과 연계한 학교연계프로그램을 통해 공연을 초청할 의향이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

대전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대전 작품과 교류 공연 사업을 통해 선보일 의향이 있다”고 남겼다. 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도 “올해 4월 기획공연 추진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히는 등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은 서귀포시가 뒷받침하면서 2021년, 2023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올해도 공연을 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제주도 제주도 문화·예술 예산 삭감 여파로 아쉽게 성사시키지 못했다.  

제주에서 탄생했지만 안에서는 오히려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제주 밖에서 조명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지역 공연예술계에서는 우수한 공연 콘텐츠를 사장시켜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리바운드 모니터링단이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을 관람하고 남긴 소감과 평가들. ⓒ제주의소리
리바운드 모니터링단이 뮤지컬 '동백꽃 피는 날'을 관람하고 남긴 소감과 평가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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