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시조문학회 작품집 ‘빛이나는 증거품’ 발간

무자년 시월 열 이레 달
그 달은 알았을까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지키려 했던
그 작은 마음의 끝이 죽음에 가 닿을 줄

한려수도 여수 밤바다 그 바다는 알았을까
가막만 돌고 돌아 애기섬으로 흘러온
죽음이 죽음을 이어 죽음으로 흐른다는 걸

수습되지 못한 죽음 칠십여년 건너는 동안
비 내리고 바람불고 낙엽지고 눈 내리는 동안
연좌제 붉은 이름에 밑줄 그어 놓을 줄

-공동창작, <눈물의 터를 잡아 들꽃들은 다시 피고> 부분-

젊은시조문학회(회장 김연미) 회원들의 아홉 번째 작품집 ‘빛이 나는 증거품’이 최근 발간됐다. 

김미향 시인의 <참, 붉다>를 포함한 10명의 회원들의 작품 46편과, 특집으로 마련된 <나는 제주, 너는 여수>, <너를 읽고 싶다- 김정숙편>이 실려 있다. 

매년 진행하는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고 창작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올해는 1948년 발발한 여순사건의 중심지 여수를 탐방하고 이를 작품화했다.

<눈물의 터를 잡아 들꽃들은 다시 피고>는 여수여행의 시작과 끝을 여순사건의 시작과 끝에 대입해 김정숙, 김미향, 김연미, 강영미, 조희 시인이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이다. 역사적 현장을 답사하고 이를 운문형식인 시조라는 장르를 빌어 담아냈다.

젊은시조문학회는 2010년 창단해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인간으로서의 삶의 의미 등을 작품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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