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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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글을 쓰며 아이들과 지내는 작가 고명순이 첫 번째 동화집을 펴냈다.

‘사과꽃 초대장’(한그루)은 ▲걱정을 훔치는 할머니 ▲루꾸 아줌마 ▲쿰쿰이 오빠 ▲내 동생 연수 ▲사과꽃 초대장까지 가족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동화 다섯 편을 묶었다.

출판사는 책소개에서 “저자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괜찮은 어른이길, 그래서 그 아이들이 괜찮은 어른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짓는다”고 소개한다.

‘걱정을 훔치는 할머니’에는 어떤 걱정이든 유쾌하게 척척 해결해주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루꾸 아줌마’는 탄광촌의 길고양이 이야기다. ‘쿰쿰이 오빠’는 장애를 가진 오빠와 동생이 주인공이다. ‘내 동생 연수’는 투병 중인 동생을 애잔함과 애정으로 바라보는 착한 오빠 이야기다. 표제작 ‘사과꽃 초대장’은 스스로 장례식을 기획하고 그야말로 잔치처럼 자신의 장례식을 치르는 왕할아버지 이야기를 통해 죽음과 이별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림은 미술작가 박영애가 맡았다.

출판사는 “책은 아이들의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가득 담아 재미있는 발상과 이야기로 가득하다. 한편 돌봄과 장애, 소외된 존재들, 죽음과 이별과 같은 무거운 소재들도 건강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려내면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한다”고 강조했다.

하얗게 피는 사과꽃을 해솔이는 별꽃이라고 불렀다. 나무마다 별꽃이 뭉텅이 뭉텅이로 피어대면서 별처럼 날리는 어느 날.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크게 그려진 왕할아버지 장례식 날이 되었다. 해솔이와 나는 특별한 오늘, 어떤 날보다도 일찍 일어났다. 왕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걸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 단편 ‘사과꽃 초대장’ 가운데 

저자는 “人生(인생).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과 어떠어떠한 연결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면서 “우리의 희로애락은 그렇게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과정 그것이 인생인 것 같다. 저를 만나는 아이들에게 괜찮은 어른 한 사람 만났다는 느낌이 들게 살아가고 싶은 게 소망이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괜찮은 어른이 되어줄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고명순은 제25회 제주신인문학상(2019) 동화 부문에 수상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20년 동화 ‘아기가 된 할머니’로 ‘한맥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현재 제주문인협회, 제주아동문학협회, 애월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립 아이세상어린이집 원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육아서 ‘육아는 모든 순간이 소통이다’(2022)를 펴낸 바 있다.

106쪽, 한그루,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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