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손을 씻어야 하는 이유

제주의 한 종합병원 환자들이 ‘슈퍼 박테리아’라 불리는 항생제 내성이 강한 세균에 집단 감염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12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8일 A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1명이 CRE(카바페넴계열 항생제 내성 장내 세균종)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23명에 CRE에 감염되고 12명이 CPE 병원체 보유자로 확인됐다. 

CPE는 CRE 중에서도 항생제를 직접 분해할 수 있고 전파력이 강한 세균종이다.

CRE는 치료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카바페넴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으로, 감염자와의 직접적인 접촉뿐 아니라 오염된 물체를 만졌을 때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자의 70%는 고령층이다.

장 이외에 혈관이나 요로에 침투할 경우 패혈증이나 폐렴, 요로 감염 등 다양한 감염증을 유발한다.

CRE는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의료기관은 CRE 진단 24시간 이내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감염자를 격리해야 한다.

다만, 23명 모두 병원체를 보유했을 뿐 장 이외 기관에 침투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외부 유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특이 접촉자도 없어 병원 내 항생제 사용에 따른 자체 세균 증식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역학조사 이후 병원체 보유자를 분리하고 격리 조치했다”며 “현재로서는 외부로의 전파보다는 내성 반응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호전된 환자는 퇴원하거나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라며 “전문 의료진이 관리하고 있고 아직까지 추가 확산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제주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CRE 신고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연도별 신고 건수는 2019년 121건에서 2023년에는 264건으로 갑절 이상 늘었다.

현근탁 보건환경연구원장은 “CRE 감염증은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균제의 종류가 제한돼 있다”며 “도내 의료기관과 협력해 업무 협조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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